『나답게와 나고은』을 읽고 : 김순영

제2회 독서감상문 대회 일반부 우수상
김순영
 

 
사랑스런 답게와 고은이에게!
 
오늘 아침에도 우리 집은 한바탕 난리가 났단다. 도윤이와 누나가 같은 책을 가지고 서로 자기가 먼저 읽으려고 당기고 밀치고 고함을 지르면 싸웠단다. 이런 일이 벌어질 때면 아줌마는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판단인지 한참을 망설인단다. 도윤이 편을 들면 자기 아들이니까 도윤이 편만 든다고 누나가 서운해하고, 누나 편을 들어 주면 엄마가 이제는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며 서운해하며 도윤이가 운단다. 그럴 때는 둘 다 똑같이 벌을 준단다. 마음은 아프지만 그게 공평하거든.
 
그래, 답게야! 고은아!
 
핏줄로 이어진 가족이 아니라 너희네나 우리 집처럼 서로의 부모가 다시 결혼을 해서 누나, 동생이 된다는 일이 쉽지가 않지? 아줌마도 도윤이를 데리고 혼자서 딸이 키우며 사는 아저씨와 결혼을 했단다. 처음에는 이렇게 힘들 거라고는 상상도 못해봤지. 서로 자기 엄마, 자기 아빠라고 빼앗기기 싫어서 싸우고 답게 너처럼 도윤이 누나도 앞 조수석에 자기 자리라고 아줌마도 못 앉게 했단다. 그렇게 갈등하면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같이 산 지 벌써 3년이 다 되었단다.
 
지금은 그래도 많이 좋아져서 도윤이는 새아빠에게, 누나는 아줌마에게 정말 친자식이 되려고 노력한단다. 핏줄로 이루어진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가정을 이끌어 가는 게 힘이 든단다.
 
책을 읽으면서 답게 네가 고은이를 미워할 때는 아줌마도 가슴이 찢어지듯이 아프더구나. 도윤이 누나가 아줌마랑 도윤이와 같이 사는 게 싫다고, 다시 살던 진주로 가버렸으면 좋겠다고 울던 모습이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단다. 사랑은 나누면 반으로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더 커진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모르나봐. 그지? 그리고 정말 곁에서 따뜻한 손길로 보살펴 주고 안아 주는 사람이 엄마, 아빠인데 그걸 받아들이는 것이 그렇게 힘드니? 조금만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을 바라보면 그 빛만큼 밝아 보일텐데 말이다. 물론 부모를 너희들이 선택한 게 아니라 엄마, 아빠의 선택으로 새로운 부모를 만나게 된 너희들에게 언제나 미안하게 생각한단다. 너희들이 엄마, 아빠의 마음을 좀 이해해 주면 좋겠구나. 엄마, 아빠도 새로운 삶을 결정하는 일이 쉬운 선택이 아니었단다. 남아 있는 엄마, 아빠의 인생도 중요하지만, 다시 배우자를 만나 온전한 가정을 이루어 너희들을 더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그런 거야. 부모는 그런 거란다. 자식을 위해서 끝까지 모든 것을 다 내어주는 사람이란다. 부모는 너희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한 그루의 큰 나무란다. 사과나무와 어린 소년의 이야기 알지? 그 마음이 바로 엄마, 아빠의 마음이란다.
 
답게야! 고은아!
 
엄마 혼자 키우는 것보다, 아빠 혼자 키우는 것보다 엄마 아빠가 같이 있으면 너희들도 솔직히 좋지? 한 가족이면 서로 서로 성씨가 달라서 주민등록등본에 동거인으로 되어 있는 도윤이를 생각할 때는 아줌마의 선택이 최선이었나 가끔씩 후회도 한단다. 하지만 답게야! 우리 도윤이와 누나에게 네가 얘기 좀 전해줄래? 우리는 하나님이 정해주신 귀한 가족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진정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가족이 된다는 것을 얘기해 주렴. 그래서 답게네처럼 아줌마네가 화목한 가정이 될 수 있게 말이다.
 
답게야! 고은아!
 
같은 아픔을 가진 동지인 우리가 서로 위로하며 씩씩하게 세상을 살자꾸나. 파이팅!

새엄마, 새아빠!

더 큰 사랑으로 세상을 감싸안으며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