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관람 카드의 비밀』 최상아 작가 인터뷰


『재관람 카드의 비밀』 최상아 작가 인터뷰
무언가를 좋아하는 단 하나의 마음


우리 주변엔 무수한 덕질의 세계가 있다. 다양한 취미를 존중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즐기는 청소년들처럼 『재관람 카드의 비밀』은 ‘뮤지컬’이라는 색다른 장르를 통해 내가 좋아하는 취미와 대상을 보고 또 보고 싶은, 그 간절한 ‘좋아하는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청소년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뮤지컬 덕후, 일명 ‘뮤덕’으로 지내 온 최상아 작가가 처음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청소년소설을 써냈다. 좋아해서 더 조심스럽고, 좋아하는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은 작가의 이야기. 『재관람 카드의 비밀』은 극 자체에 애정을 나타내는 상징물인 ‘재관람 카드’를 통해 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깊숙이 파고들 것이다. 


Q. ‘재관람 카드’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한 독자들이 있을 듯합니다. 『재관람 카드의 비밀』은 어떤 이야기인가요?
A. 재관람 카드는 뮤지컬이나 연극 같은 무대 공연을 여러 번 관람할 때 확인받는 카드로 공연 문화의 중요한 한 부분입니다. 『재관람 카드의 비밀』은 뮤지컬 덕후인 주인공 시은이가 공연장에서 주운 오래된 재관람 카드에 얽힌 비밀을 풀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Q. 주인공 시은이는 제 감정을 마음속에 꽁꽁 감춘 인물입니다. 시은이라는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삼은 계기가 궁금합니다.
A. 누구에게나 사회적인 얼굴 뒤로 숨기고 있는 연약한 자신이 있다고 생각해요. 드러낼 때의 두려움이 클수록 방어적이 되는 경험을 하기도 했고요. 비슷한 상황에 있는 독자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Q. 좋아하는 것을 작품 소재로 정하고 집필해 나가는 데 어려움은 없었을까요?
A. 뮤지컬은 제가 시은이 나이 때부터 오랫동안 좋아한 것이라 제게는 일상 같은 일이고 그만큼 소중해서 쓸 엄두조차 내지 못했어요.
뮤덕에 대해 써 보라고 권해 주신 분께 아직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쓰기 시작한 뒤에는 어디까지 설명해야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 감을 잡기 어려웠습니다. 재관람 카드 같은 공연과 관련된 용어들을 잘 녹여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했습니다.

Q. 주희가 만든 재관람 카드엔 '푸른 장미' 스티커가 붙어 있어요. 혹시 주희의 마음과 푸른 장미의 꽃말이 관련되어 있을까요?
A. 푸른 장미의 꽃말은 기적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나름의 힘겨운 상황을 견디고 일상에서 자신만의 위로를 찾으며 나아가는 삶도, 그 과정에서 꼭 주희와 시은이처럼 차원이 다른 공감까지는 아니더라도 타인과 접점을 찾는 일도 기적처럼 어렵고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주희뿐 아니라 시은이와 저, 독자들에게도 연결된 꽃말이라고 믿고 있어요.

 

Q. 작품 속 ‘팡파르가 울리는 날’ 공연명도 인상 깊었어요. 일상에서 팡파르가 울릴 일은 많지 않지만, 어쩌면 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하는 매 순간이 '팡파르가 울리는 날' 같다고 느껴졌거든요.
A. 고등학교 때 <프쉬케 그대의 거울>이라는 연극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생각했어요. 마음에서 팡파르가 크게 울린 것 같다고.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이번에 시은이가 마음에 나타나면서 그때 생각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Q. 자고로 덕질은 본 것을 보고 또 보고 파고드는 게 기본 같아요. 작가님도 여러 번 재관람, 재독한 작품이 있을까요?
A. 사실 한 번만 본 작품이 거의 없어요. 이건 모든 뮤덕들이 다 저 같은 대답을 할 거라고 생각해요. 기본 두 번은 봐야 제가 이 작품을 좋아할지 말지 판단할 수 있고요. 보통 두 번을 보면 ‘자둘 매직’에 걸려서 그 작품을 좋아하게 되기 때문에 여러 번 보는 게 대부분입니다. 대사를 전부 외울 만큼 여러 번 본 작품들도 많은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은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입니다. 요즘은 <곤 투모로우>에 푹 빠져 있어요. 
책도 여러 번 보는 편인데 대프니 듀 모리에와 프랑수아즈 사강을 정말 좋아해요. 시은이 나이 때부터 좋아했어요.

Q. 『재관람 카드의 비밀』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가닿기를 바라나요?
A. 오해받고 기분 상하는 것보다 외로운 편이 낫다고 믿는 독자들에게 멀리서 위로와 응원을 보냅니다. 주희와 시은이가 일상을 이어 가는 힘을 찾았듯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힐링을 찾으면 좋겠어요. 만일 그게 공연 관람이라면 우리는 공연장에서 스쳐 지나갈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