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가족] 비밀 소원

책을 마주하니 불쑥 아이의 마음이 궁금해진다.
잔망진 머릿속에 욕심껏 소원들이 담겨있겠지싶어 짐짓 모른체 소원 하나만 얘기해봐 말을 던졌더니 생각지도 못한 답이 돌아왔다.

"전학 간 친구가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어."

갖고 싶은 것들보다 먼저 떠오른 보고 싶은 얼굴이라니. 귓속말로 비밀 이야기를 제일 많이 했다는 단짝 친구 이야기에 괜시리 나도 코가 시큰해진다.

생각지도 못한 소원을 이야기하는 아이들은 책 속에도 있다. 큰 아이와 나이가 같아 더 마음이 쓰였던 미래, 이랑, 현욱이 주인공인 책 <비밀소원>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의 모습과 그 속에서 제 각각의 고민을 갖게 된 아이들이 나온다. 가족을 사랑하기에 차마 이야기 할 수 없었던 저마다의 고민을 함께 공유하며 해결책을 찾아 머리를 맞대는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아이들은 상처를 치유해 간다.

너의 고민을 나의 고민인것처럼 생각해주는 아이들의 마음씀을 보고 있노라면 친구와 우정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게 된다.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이며 나아가게 한 것은 문제의 해답이 아니라, 친구와 나눈 따스한 공감의 경험을 통해서다.

해결되지 못 할 수많은 문제들을 맞닥드리며 성장할 아이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의 곁에는 고민을 함께할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라고 외치는 것만 같은 책이다.

무턱대고 답을 들이밀지 않아서,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크게 위로 받았다. 배려와 존중, 무엇보다 공감의 힘을 새삼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