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이 인생의 전부인가 : 박가은

제6회 어린이 독서감상문 대회 어린이부 우수상
박가은
 

 
엄마께서 『전교 모범생』이라는 책을 한 권 사 오셨다. 그런데 왠지 이 책을 받는 순간부터 ‘전교 모범생’이라는 글자가 자꾸만 나를 부담스럽게 했다.

주인공 해룡이는 말썽꾸러기에다 사고뭉치라는 딱지를 늘 붙이고 다닌다. 그런 아이는 우리 반에도 몇 명 있다. 그런데 기가 막히게도 그 해룡이가 전교 모범상을 받았다. 정말 요즘 우리들이 흔히 쓰는 말로 엽기적인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 동화 속에는 해룡이와 너무나 다른 영훈이라는 아이도 있다. 말썽꾸러기인 해룡이와는 달리 영훈인 너무나 착실한 반장이다. 그래서 이 둘은 서로 못마땅해 하고 있다. 영훈이가 받기로 예정된 전교 모범상을 해룡이가 받게 되면서 둘의 갈등은 점점 더 깊어만 갔다. 어른들은 누구나 틀림없이 영훈이처럼 살아야 된다고 하겠지? 하지만 난 상을 받기 위해 애써 노력하는 영훈이가 싫다. 만약 둘이 함께 회장 선거에 나간다면 난 차라리 꾸밈없이 행동하는 해룡에게 한 표를 던져 주고 싶다. 하지만 선생님들이나 엄마 아빠들은 영훈이 같은 아이들을 더 좋아하시겠지? 난 해룡이가 더 좋은데…….

왜 상은 늘 잘하는 아이의 몫이 되는 걸까? 부족한 아이에게도 앞으로 잘하라고 격려하는 뜻에서 상을 줄 수도 있는데 말이다. 세상 사람들이 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해룡이가 전교 모범상을 받는 게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

난 공부를 잘하거나 행동이 모범적이라고 해서 다 재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공부는 잘 못해도 많은 재능을 가진 애들은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 어른들이 너무 공부나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아이들을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만히 보면 어른들은 늘 공부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를 비교한다. 나도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엄마의 비교도 만만찮다. 난 늘 친구와 비교 당하고 언니는 늘 친척 언니들과 비교 당한다. 그럴 때마다 난 기분이 나쁘고 속상하다. 나도 잘하는 게 있는데 엄만 정말 그걸 모르는 걸까? 아니면 내가 잘하는 그림그리기는 별로 안 중요하고, 공부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난 해룡이 엄마도 참 이해하기 힘들었다. 전교생이 다 보는 앞에서 아들이 실컷 두들겨 맞고 받은 상장이 뭐가 그리 좋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해룡이를 정말 사랑하는 엄마라면 상을 준다고 해도 딱 거절했어야 했다. 체육 선생님이 해룡이의 몸을 때렸다면 상장은 해룡이의 마음에 상처를 준 꼴이 되었다. 상이 뭐 인생의 전부인가? 난 잘해서 주는 상보다 잘하라고 격려해 주는 상이 생겨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