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일기 l 나라의 군사 : 이성민

내가 쓰는 역사 일기 대회 2011 / 개인 부문 특별상
하일초등학교 4학년 이성민
 
 
 
오늘은 다른 때와 달리 달빛이 매우 밝다. 내일이면 3년간의 수련기간이 끝나고 신라를 지키기 위한 전쟁에 나가는 중요한 날이다.

선봉에 서서 많은 군사들을 지휘하는 화랑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나는 그저 화랑 밑에서 싸우는 졸병낭도이다. 귀족이나 진골만이 화랑이 될 수 있고 나 같은 평민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화랑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부모님을 얼마나 원망했는지 모른다.

수련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낳아주신 부모님을 원망하는 것이 자식으로서 한없이 부끄러운 짓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라와 임금께 충성하고, 부모님께 효도하고, 친구는 믿음으로 사귀고, 전쟁터에 나가면 절대 물러서지 말며, 목숨이 있는 것을 함부로 죽이지 말라는 세속오계의 가르침 덕분이다.

지난 3년 혹독했던 훈련을 잘 견뎌낸 내가 자랑스럽다. 뼈를 갈아내는 고통을 격으며 한때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이 모든 훈련을 나보다 먼저 이겨낸 선배들과 옆에서 함께 훈련 받는 친구들을 보며 참고 또 참았다.

힘든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훈련을 마치고 선배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계곡에서 같이 멱 감았던 일들은 참 좋은 기억이었다. 몸은 나보다 비쩍 말랐지만 싸움에는 절대로 지지 않았던 내 단짝 개똥이 녀석. 훈련 중에 어쩌다 한 대 맞으면 눈물이 찔끔 나게 아팠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난다.

드디어 내일, 비록 화랑으로 맨 앞에 나서 싸우지는 못하지만 교우이신,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전쟁에 임할 것을 다짐한다. 그리고 큰 공을 세워 임금님 앞에 머리를 조아리는 나의 모습을 떠올린다. 혹시 임금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을까?

 “내 너의 공을 인정하여 화랑으로 임명하노라.”

내일의 결전을 위해 이제 그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