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책, 『작은 발견』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폴란드 작가이지만, 국내 출판사들과 함께 그림책을 기획, 출간하여,국내 작가처럼 작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가를 이보나 선생님이라는 한국적(?)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보나 선생님의 작품은 많이 출간되어 있고, 작가만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독자군도 형성되어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작은 발견』은 의인화된 ‘실’이 나옵니다. ‘실’하면 실뜨기를 하거나, 단추를 달 때, 뭔가를 꿰맬 때 쓰이는 ‘실’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자주는 아니라도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입니다. 작가는 실을 의인화하며, 소소한 관찰을 통해 실의 다양한 역할과 쓰임을 보여줍니다. 실은 운동화 끈도 되고, 식물의 지지대를 묶어주는 끈도 되고,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줄도 됩니다. 또한 생명을 앗아가는 낚싯줄도 되기도 하지만 여리고 가는 줄이 여럿 꼬여 생명을 구하는 밧줄이 되기도 합니다. 매 장면을 통해 독자는 ‘아 이것도 실이구나, 그래 이것도 맞네!’ 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지요.
더욱 흥미로운 것은 실의 의인화한 ‘이들’을 보며 우리 삶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일을 하면 할수록 몸통의 실을 풀어가는 ‘이들’처럼 우리도 자신을 소진해 가며, 각자의 일을 풀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가상의 ‘실 사람들’을 통해 누가 알아주든 아니든, 묵묵히 자기 일을 해 내는 현실의 ‘진짜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그림책을 몇 번 만지작거리면 참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림책을 지적으로 이해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구제 가게에서 찾은 헌 실들로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의 그 정겨운 시선에서 마음이 사르르 녹습니다. 애써 줘서 고맙다고, 늘 그 자리에서 묵묵하게 일해 줘서 고맙다고, 평범한 우리 주변의 사람들, 물건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것 같습니다.
이보나 선생님의 작품은 해석의 여지도 많고, 독자에 따라 찾아내는 주제도 조금씩 다릅니다. 작가 또한 한 가지 주제로 귀결되기보다 독자마다 다양하게 읽어내기를 바라고 있지요. 해석과 주제는 모두 다를 수 있지만 인생과 사람에 대한 귀하고 따뜻한 마음은 비슷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 따뜻함이, 사실 작가의 눈빛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