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후기] 『호랭떡집』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 수업 후기



『호랭떡집』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 후기
‘호랭떡집’과 함께한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

 
내가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를 알게 된 것은 겨울방학에 있던 사계절출판사 교사 연수 덕분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나누고 여러 프로젝트를 운영했지만, 학교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작가님을 만날 수 없는 부분이 참 아쉬웠는데, 무료로 작가님과 만날 기회가 있다는 사실에 너무 놀라고 반가웠다. 그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매년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 책을 확인했고, 그 책을 활용해서 ‘온책읽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올해는 1학년을 맡아 1학기에 유은실 작가님의 ‘정이 이야기’ 시리즈로 아이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었다. 한글 해득기의 아이들이 스스로 읽기에는 조금 버거운 양이라 1권부터 5권까지 모두 읽어 주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책을 읽고 특별한 활동을 진행하기에는 어려웠지만, 책 읽어 주는 시간만 기다리는 아이들을 보며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진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정도면 2학기에는 조금 더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구성해 봐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2학기 대상 도서에 그림책 『호랭떡집』이 있어 더 반가웠다. 『호랭떡집』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서현 작가님의 그림책을 모두 읽어 보는 것이 더 의미 있을 것 같았고, 이를 포함한 프로젝트를 준비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호랭떡집’ 프로젝트의 시작
먼저 아이들과 함께 서현 작가님의『호랭떡집』에 가장 많은 관심이 있었다. 아이들이 읽고 싶어 하는 순서에 맞춰 프로젝트 활동을 재배열하고,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아이들과 함께 『호랭떡집』을 읽기 전, 전래 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읽고, 전래 동화 속의 호랑이 캐릭터의 특징과 의미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래 동화 속의 ‘호랑이’는 두렵고 무서운 존재이지만, 사람보다 더 부모를 공경하는 효자이기도 했고, 주변 동물에게 쉽게 속아 넘어가는 우스운 존재이기도 했다. 『호랭떡집』의 주인공인 ‘호랭이’는 기존의 전래 동화 속 호랑이와는 다르게 자신이 좋아하는 떡을 더 많이 먹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귀여운 존재였다. 아이들도 그런 호랭이의 매력에 푹 빠져 책 속에 등장하는 떡을 먹고 싶어 했고, 나만의 떡집을 만들어 보고 싶어 했다.
 


나만의 떡집& 떡 요괴 상상하기
그림책을 좀 더 깊이 있게 읽기 위한 워크북에 ‘나만의 떡집’을 상상해 그려 보는 활동을 담았다. 이미 전통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떡과 더불어 새로운 요리법으로 만들어진 퓨전떡까지 다양한 떡의 종류를 살펴보고 좋아하는 떡을 골라 나만의 떡집을 그리는 활동은 아이들에게 그림책 창작의 이야기 씨앗을 탐색해 보는 연습이 되기도 했다.
 


또 『호랭떡집』의 모티브가 된 작가님의 떡 요괴 카드를 살펴보는 시간도 가져 보았다. 그림 속에 작게 등장하는 떡 요괴가 각자 다른 성격과 특징, 재미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에 아이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들도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떡이 요괴가 되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양한 개성이 담긴 친구들의 떡 요괴 캐릭터 그림을 감상하며, 서로의 떡 요괴가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를 상상해 보기도 했다.
 


유초이음 활동-소리극 만들기
나만의 떡 만들기는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 우리 반에 유치원 동생들이 초대되는 ‘유초이음의 날’에 아이들과 클레이로 떡을 만들어 보기로 정했다. 우리 반에 초대되는 유치원 동생들은 아직 『호랭떡집』을 읽어 보지 못한 상태라 『호랭떡집』을 이용해서 실감 나는 소리극을 준비해 보기로 했다. 실감 나게 읽는 방법을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은 1학년 어린이들이라 소리극을 연습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그림책 속에서 글만 뽑아 우리 반 학생 수에 맞게 분량을 나누고 자기가 맡은 부분을 연습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아이들의 글 읽기 실력에 따라 버거워하기도 했지만, 개별적인 지도를 통해 오랫동안 연습하고, 실감 나는 효과음을 함께 넣으니 제법 멋진 소리극이 완성되었다. 교실에 초대된 동생들이 즐겁게 소리극을 감상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해하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행복한 웃음이 가득했다.
  
유초이음활동-떡케이크 만들기
실감 나는 소리극 덕분에 『호랭떡집』의 재미에 푹 빠진 동생들과 우리 반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떡, 먹어 보고 싶은 떡을 떠올려 클레이로 열심히 만들기 시작했다. 열심히 만든 떡을 염라대왕에게 다시 가져다주고 싶은 친구, 떡을 열심히 만들기만 하고 먹지 못하는 호랭이에게 선물하고 싶은 친구, 사랑하는 가족에게 선물하고 싶은 친구 등 다양한 마음이 담긴 작품들을 모아 보니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간질간질』 『눈물바다』 『커졌다!』를 이용한 책놀이
『호랭떡집』 외의 서현 작가님의 작품 『간질간질』 『눈물바다』 『커졌다!』는 수석 선생님과 함께하는 책놀이 시간에 함께 나누어 보았다. 세 작품의 그림책 속 주인공의 이름을 직접 지어 보는 것을 시작으로 『간질간질』 그림에서 진짜 주인공 찾기, 그림책 장면 몸으로 흉내 내기, 『눈물바다』 그림에서 숨은 이야기 주인공 찾기, 나만의 슬픔 극복 비법 발표하기, 『커졌다!』의 주인공처럼 커지고 싶은 순간 발표하기, 세 그림책의 주인공 그려 보기 등 다양한 표현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서현 작가님의 작품 속에 푹 빠져 보는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
드디어 작가님과 유튜브 라이브로 만나는 시간이 되었다. 작가님의 작품 이야기에 앞서 우리 반 이름이 불리는 순간 아이들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우리가 보낸 질문뿐만 아니라 여러 학교의 다양한 질문이 모여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작품 속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아이들에게 작품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고 나아가 그림책을 바라보는 눈을 더욱 크게 만들어 주는 시간이 되었다. 아이들은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듬뿍 담아 그림 선물을 준비하고 편지를 정성껏 썼다. 작가님을 만날 수는 없지만 그림과 편지로나마 작가님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따뜻하고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고 전하고 싶었다.


  
나만의 그림책 창작
작가님과의 만남 후에는 아이들과 함께 나만의 그림책을 창작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1학년 아이들과 그림책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고민을 하다가 봉양초 안희진 선생님의 그림책 창작 사례 및 활동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 반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재구성하여 진행해 보았다. 먼저 이야기의 주제를 정하고, 누가 나올 것인지, 어디서 일어나는 일인지, 언제 시작되는 일인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등 생각 지도를 통해 나만의 이야기 플롯을 정했다. 처음부터 창작하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아 『호랭떡집』의 주인공을 바꾸거나 뒷이야기 꾸미는 것을 권하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자기 스스로 이야기를 새롭게 창작하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이야기의 구조를 다 정한 뒤에는 그림책 페이지 수에 맞게 문장을 쓰고, 썸네일을 만들었다. 다 만든 썸네일을 오려 더미북으로 제작하고, 이를 바탕으로 나만의 그림책을 창작했다. 처음 시도해 보는 일이고, 아이들에 따라 글을 쓰는 것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1학년이라 아이들도 나도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그림책 창작에 몰두하는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었다.
 
 그림책 출판 기념회
열심히 만든 그림책을 함께 감상하는 시간은 김포 가현초 이시내 선생님의 책 시식회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구성해 보았다. 친구들과 다 함께 만든 현수막을 붙이고, 작가가 되어 자신의 그림책 집필 의도를 소개하는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그 후, 자신의 그림책을 테이블 매트에 예쁘게 올려 두고, 친구들과 돌아다니며 서로의 책을 맛보는 책 시식회 활동을 했다. 처음이라 서툴고 부족해 보일 수 있는 그림책이지만,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과 사랑을 담아 만든 그림책이기에 아이들은 서로의 작품을 귀하게 여겨 주었고, 열심히 읽어 주었으며, 칭찬의 마음을 담은 시식평도 정성껏 써 주었다.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가 쏘아 올린 ‘호랭떡집’ 프로젝트의 마무리가 그림책 창작으로 이어지기까지 오랜 시간과 많은 추억이 쌓여 아이들과 책으로 더 연결된 기분이 들었다. 이번 교실 라이브를 통해 아이들은 그림책에 한 발 더 가까워졌고, ‘작가’라는 새로운 꿈을 키우기도 했으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성취감을 얻기도 했다. 이런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 준 사계절 출판사 선생님들과 서현 작가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전국의 많은 교실에 의미 있는 독서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 나가 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