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작가 서현의 엉뚱한 작업실

 
 

 
2015년 1월의 어느 날, 서현 작가의 작업실을 찾았습니다. 재미난 것들이 잔뜩 있다는 소문을 들었거든요. 우아! 작업실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직접 만든 인형과 신기한 장난감들, 어디에 쓰는지 알 수는 없지만 몹시 귀여운 물건들이 자꾸 자꾸 나와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답니다. 서현 작가의 작업실에서 만난 네 가지 키워드, 같이 볼까요?
 
하나, 장난감 천국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것은 책장을 빼곡하게 채운 그림책과 그 앞에 조르르 자리 잡은 장난감들. 장난감은 책상 위에도 있고 책 틈에도 구석구석 숨어 있었어요. 손톱만 한 피규어부터 태엽을 감아 움직이는 작동완구까지, 장난감을 보여주는 서현 작가는 정말로 즐거워보였어요. 서현 작가에게 장난감은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대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조그만 장난감 뮤지엄을 만들고 싶대요.

둘, 구석구석 캐릭터들
장난감 다음으로 많은 것은 직접 꾸미고 만든 물건들이었어요. 『눈물바다』 캐릭터를 붙인 욕실 타일, 여러 가지 소재로 만든 모빌, 바느질한 인형, 가면, 그림을 그린 컵과 접시, 알록달록 태피스트리……. 특히 눈에 띈 건 기계 같기도 하고 장난감 같기도 한 오토마타였답니다. 나무로 만든 완성품도 있고 구상 단계에서 종이로 만든 모형들도 있었는데요. 단순한 움직임인데도 서현 작가의 유쾌한 캐릭터가 더해지니 자꾸 자꾸 보고 싶은 엄청난 매력이!
 
 
셋, 책상 위도 한가득
무언가 조그만 것들이 잔뜩 모여 있는 건 책상 위도 마찬가지였답니다. 작업할 때 쓰는 도구들, 만들기 재료들, 귀여운 잉크병들, 마른 나뭇잎들, 물론 직접 만든 소품들도 구석구석 끼어 있었고요. 그 사이에 재료인 듯 아닌 듯 자리 잡고 있는 마늘 대들! 이건 어디에 쓰는 거냐고 물어보니, 어느 날 집에서 마늘을 까다가 마늘 대가 너무 귀여워서 버리지 못하고 가져온 거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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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엉뚱한 취향
서현 작가는 요즘 요괴에 빠졌다고 해요. 요괴가 나오는 만화책도 보고 옛날 요괴 그림이 실린 화집도 보고, 요괴나 괴수 피규어도 모은답니다. 귀신은 무섭지만 요괴는 조금 더 생명체(?)에 가까운 느낌이라 괜찮다고요. 요괴에 관해 찾다 보니, 요괴가 어두운 곳을 좋아하다는 걸 알게 되었대요. 보통 때는 커튼을 쳐서 작업실을 어둡게 하고 지내는데, 혹시 여기에도 진짜 요괴가 있는 건 아닐까? 상상도 해 본 답니다. 서현 작가의 ‘요괴 그림책’, 만날 수 있겠죠?
 
한 사람이 머무는 공간만큼 그 사람을 잘 보여주는 것이 또 있을까요? 그동안 서현 작가의 그림책을 보면서 ‘어쩜 이렇게 재미난 그림을 그렸지?’ ‘어떻게 이런 발상을 했을까?’ 궁금했는데 작업실을 다녀오니 알 것 같습니다. 『눈물바다』와  『커졌다!』에서 보여 준 놀라운 상상력, 『두근두근 1학년』 시리즈의 재기발랄함 모두 ‘100% 서현’ 그대로라는 걸요. 
 
+ 매력 넘치는 작업실 영상과 <두근두근 1학년>에 관한 발랄한 인터뷰 


고들희 2018-04-07 23:18:15 0

책만큼이나 엉뚱발랄 하면서도 재미난 생활을 엿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매번 책이 나올때만다 어떤 책이 나올까 애들만큼이나 저도 기다려지는데 요괴에 관심을 가지신다니 후속작이 무지 기대되어요.ㅎㅎ 오늘도 우리애들 막내는 형누나에 치여 얼른 커지고 싶다며 커졌다랑 눈물바다로 스트레스 쫙 풀고 간질간질로 한바탕 웃더니 기분 좋게 자네요. 작가님 덕에 건강하게 자랄 수 있어 넘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