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봄 여름 가을 겨울 풀꽃과 놀아요 _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이제 아이들은 땅을 밟는 것보다 보도블럭이나 포장된 길을 걷는 것이 익숙하다. 자연을 보기 위해서는 일부러 차를 타고 어디로 나가야 하는 시절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아이들 곁에, 아직 자연이 있다. 좀 더 눈을 크게 뜨고 관심 있게 본다면 말이다. 그냥 무심코 지나치지 않는다면 말이다. 자세히 보면 예쁜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세밀화만 20년 넘게 그려 온 박신영 작가가 이번에 출간한 《봄 여름 가을 겨울 풀꽃과 놀아요》에서는 그런 자연을 만날 수 있다. 발밑의 눈을 살짝 들춰 보면 로제트를 발견할 수 있고, 무성한 풀 사이를 살살 치워 보면 빼꼼 고개 든 작은 풀꽃을 만날 수 있다. 평소에는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풀꽃들이 우리 주변에 이렇게 많았나 새삼 신기해진다.
물론 다양한 미디어로 꽃을 보거나 자연을 접하기도 하지만 박신영 작가의 그림은 그것과는 다르다. 박신영 작가의 그림에는 그녀만의 이야기와 마음이 담겨 있다. 사진과는 또다른 매력으로 곱게 그려진 작가의 그림 속에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을 통해 배우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작가도 꽃을 자세히 보고 또 보았으리라. 그래서 이 그림은 그렇게 자세히 보고, 여러 번 보고, 정성을 담아 본 작가의 예쁜 마음과 사랑스러운 마음까지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이리라.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그렸을까?’ 하는 탄성을 자아내는 세밀한 그림은 우리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꽃이 그곳에 저렇게 예쁘게 피어 있었나?’, ‘흙에 살포시 떨어져 있는 낙엽이 이런 모습이었나?’, ‘돌에 이렇게 예쁜 무늬가 새겨져 있었나?’ 등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자세히 보아야 더 예쁘고, 오래 보니 더 사랑스럽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풀꽃과 놀아요》에서는 세밀하게 그려진 꽃과 그 꽃이 시시각각 변하여 열매 맺는 과정을 차례차례 보여준다. 꽃이 변하는 모습을 이토록 세세하게 보여주는 그림은 다른 책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꽃만 보고 지나치거나 그 꽃 이름만 알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책에서는 꽃 속의 씨방이 꽃과 함께 자라 씨가 되고 열매가 되는 과정까지 보여주어 우리는 더 많은 자연의 이치를 알게 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풀꽃과 놀아요》를 읽다 보면 시간의 변화,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사계절을 고스란히 마음에 담게 된다. 또한 방아깨비 똥을 닮은 큰방가지똥, 공룡보다 먼저 살았던 쇠뜨기, 닭 볏 닮은 닭의장풀 등 꽃 이름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정보가 가득하다. 그리고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는 꽃놀이, 계절별 자연 놀이 활동을 자연으로 나가 엄마 아빠와 함께 해 볼 수 있다. 단순히 책을 통해 배운 지식이 아닌, 풀꽃과 놀면서 배운 공부는 평생 마음에 남는 진짜 공부가 된다.

책과 자연, 그리고 엄마 아빠와 함께 한 훌륭한 추억은 평생 아이의 마음 속에 곱게 남는다. 이렇게 계절을 느끼고, 추억을 간직한 아이들은 마음의 힘이 생긴다. 마음의 힘이 생긴 아이들은 자연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다.


최향숙
고양시작은도서관협의회 회장
청소년책문화공간 깔깔깔 관장

고들희 2018-04-07 23:13:44 0

이 책 좋았어요. 풀꽃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모르고 지나쳤던 풀꽃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머물다가 갈 수 있게 해줬던 책이었어요.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 생태 수업이나 어른들을 통해 생태에 관심갖게 하기 좋았던 책이었어요. 직접 보는 것만큼이나 세밀화로 그려진 사계절 풀꽃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갈 수 있게 했던 책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