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어린이 독서감상문 대회 심사평 및 수상자 명단 (2003년)

심사평 
 
책으로 만나는 세상 이야기
- 조월례(어린이책 평론가)

이렇게 심사했습니다.
학부모들이나 교사들에게서 “아이들이 책을 읽고 독서감상문 쓰는 것을 싫어해서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이번 독서감상문 대회를 치르면서 보니 전국에서 어린이, 엄마, 아빠, 중?고등학생, 할머니, 할아버지, 서점 주인, 군인 아저씨, 변호사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2000여 통 가까운 독서감상문을 써 보낼 만큼 스스로 쓰는 감상문 쓰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상금도 상금이지만 공개적으로 자신의 글솜씨를 평가받고 싶은 마음이 앞서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번 심사를 맡은 세 명의 심사위원들도 독자 필자들의 이런 마음을 생각하면서 긴장감을 갖고 한 편 한 편 꼼꼼히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심사에서 예심은 광명 ‘동화읽는어른’의 선생님들이 맡았고, 본심은 조월례(어린이책 평론가), 송언(동화 작가, 초등학교 교사), 하제(독서치료사) 세 사람이 맡았습니다.
늘 어린이책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 삶의 현장에서 항상 어린이와 함께하는 사람, 책으로 어린이의 정서적 심리적 치료사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어린이와 어른들이 보내 온 독서감상문을 판단하는 데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독서감상문 대회의 대상이 된 책은 『매듭을 묶으며』,『지붕이 뻥 뚫렸으면 좋겠어』『야시골 미륵이』,『내가 나인 것』,『과수원을 점령하라』,『당산나무 아랫집 계숙이네』였습니다.
예심을 통과한 300여 편을 세 사람이 나누어 읽고 수상작의 3배수를 가려 내었고, 그것을 다시 세 사람이 돌아가며 세 번씩 반복해서 읽으며 신중하게 수상작을 선정했습니다.

이런 기준으로 보았습니다.
첫째, 자기만의 감상이 잘 살아 있는 글을 썼을 때 좋았습니다.
독서감상문은 말 그대로 책을 읽은 감상글입니다. 그러므로 책의 전체 내용을 바르게 이해하고, 자기만의 느낌을 생생하게 나타낸 글에 많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책 내용 일부를 가져다 생활문에 가까운 글을 쓴 것은 상대적으로 감점이 되었습니다. 독서감상문은 자기 경험을 견주어 가며 쓸 수 있지만 글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책에 대한 감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둘째, 형식에 얽매이기보다 다채로운 감상을 논리적으로 표현한 글이 좋았습니다.
대체로 저학년 아이들의 글이 생생했는데, 이는 아마도 어른들이나 큰 아이들보다는 형식에서 자유로워서였을 겁니다. 좋은 독서감상문은 책 읽은 동기, 줄거리 요약, 결심성 마무리 이러한 정해진 형식에서 벗어나 책을 읽은 느낌을 자유롭게 펼쳐가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였습니다. 이번에 대상을 받은 어린이는 이런 형식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펼쳐 좋은 본을 보여 주었습니다.
셋째, 글도 잘 써야 하지만 글에 담긴 정신도 올바르게 서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야시골 미륵이』를 읽고 미국 사람들을 미워하는 글을 쓰거나, 『지붕이 뻥 뚫렸으면 좋겠어』를 읽고 경모에게 좋은 아파트로 이사 가면 될 걸 왜 그런 데서 사느냐고 하는 글들이 있었습니다. 미국처럼 큰 나라들이 우리 나라 같은 작은 나라들에 행한 일들 가운데는 분명 잘못된 일이 있고 또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야겠지만,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모두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북한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경모네 같은 사람들도 모두 좋은 집에서 살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있는 거지요. 그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경모네 같은 사람도, 좋은 집에서 사는 사람도 다 같이 해야 하는 일입니다. 가난한 현실, 잘못된 현실을 모른 척하거나 피해 버리는 것은 경모네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이 좀더 나아지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삶과 글은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넷째, 글의 전체와 부분을 고르게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은 대체로 자신의 생활과 밀접한 주제나 소재가 담긴 글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나인 것』을 읽고 쓴 글이 응모작 중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 책은 히데카즈가 가출이란 모험을 통해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내용인데, 대개 ‘가출’이라는 것에만 중심을 두고 글을 전개한 경향이 많았습니다. 가출은 중요한 사건이지만 문학을 이루는 요소인 주제와 소재와 인물과 배경 등 다양한 요소를 감상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글로 표현된 글이 좋은 글입니다. 이 책의 주요 지점인 가출이라는 단어만 가져다가 가출하는 것이 얼마나 나쁜지와 가출하는 아이들에 대한 충고 등을 장황하게 늘어놓기보다는 전체를 고르게 보면서 감상한 글이 좋은 글이 될 수 있습니다.
다섯째, 바른 우리말로 쓴 글이 좋은 글입니다.
어떤 형식의 글이라도 바른 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은 글쓰기의 기본입니다.
같은 뜻을 나타내더라도 아름다운 우리말, 쉬운 말을 사용한 글이 좋습니다.
 
심사를 마치고 
이번 독서감상문에 응모한 독자들은 저마다 한 편 한 편의 글에 많은 정성을 들였습니다. 그래서 본심에 올라온 글에 대해서는 조금 부족하더라도 모두에게 상을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정해 놓은 약속이 있으므로 한정된 사람들에게만 주게 되었습니다. 설령 상을 받지 못했더라도 이런 기회를 자신을 점검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본심 심사위원들은 이번에 응모한 모든 독자들의 책에 대한 애정과, 그 애정으로 글을 써 보낸 정성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수상하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리면서, 앞으로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꾸준한 책읽기와 바른 글쓰기로 참된 세상을 가꾸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수상자 명단
 
어린이부 수상자
대 상 : 
윤하은 송우초등학교 5학년
우수상 : 
김연주 경상남도 마산시 해운동 해운초등학교 1학년 
장준호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2동 둔산초등학교 3학년 
김영현 서울특별시 청구초등학교 2학년
장려상 : 
신경오 대전광역시 중구 중촌동 중촌 초등학교 5학년
호태규 서울특별시 성북구 삼선동1가 
최선우 대전광역시 중구 목동 
김도윤 전라남도 광양시 광영동 광양가야초등학교 5학년
이승현 강원도 춘천시 퇴계동 남부초등학교 6학년
오수림 인천동수초등 4학년
김수진 경상남도 진주시 신안동 진주교대부설초등학교 5학년
임수민 대전광역시 대덕구 목상동
유창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구미초등학교 5학년
김민주 부산광역시 수영구 망미1동 부산수미초등학교 6학년
임성현 대구광역시 수성구 신매동 대구신매초등학교 4학년
이슬기 충청남도 아산시 풍기동 온양온천초등학교 5학년
박성균 포항제철동초등학교 2학년
박성현 포항제철동초등학교 2학년
이예림 전라북도 김제시 신풍동 김제동초등학교 4학년
고은지 강원도 속초시 청학동 속초초등학교 4학년
이빛나 충청남도 아산시 권곡동 온양온천초등학교 4학년
신민주 청원초등학교 1학년 
김지혜 서울 마천초등학교 6학년
하석현 포항제철동초등학교 1학년
 
일반부 수상자
대 상 : 
권영하 대구광역시 수성구 매호동
우수상 :
김우태 서울특별시 광진구 구의동 광진중학교 3학년
은종복 서울특별시 종로구 
공동창작 교사 조상민 박소영(중2) 강수진(중1) 박은혜(중1) 성민수(중1)
장려상 : 
김미현 대전광역시 동구 가양2동
허기쁜 서울특별시 은평구 갈현2동 
김영신 서울특별시 성동구 하왕십리
김세라 부산광역시 북구 덕천3동 만덕고등학교
목소림 서울특별시 양천구 신정2동 목일중학교 1학년
조성인 강원도 태백시 장성동
하진경 대전광역시 동구 삼성1동
진은섭 서울특별시 관악구 봉천동 
이신영 서울특별시 금천구 시흥동
박정순 인천광역시 동구 송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