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어린이 독서감상문 대회 심사평 및 수상자 명단 (2001년)

1. 예심 심사평
예심 위원장 신임숙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설날이 바로 눈앞이라 몸도 마음도 바쁜 한 주일을 보냈습니다. 1600여 편의 응모작을 하나하나 읽으며 1600여 명의 어린이,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경찰 아저씨, 작가 지망생과 언론사 기자를 만났습니다. 글은 곧 사람이라 할 수 있으니 사람 1600여 명을 만난 셈이지요. 글로 다른 사람의 삶을 훔쳐보는 재미, 아주 고소했습니다. 그리고 행복했습니다.
이번 응모작 경향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편지글 갈래의 독서감상문이 많았는데 1회 대회 대상이 편지글이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답게와 나고은』에 가장 응모작이 많았습니다. 책 내용과 비슷한 가족사를 갖고 계신 분들이 응모한 경우도 있고, 가족이 함께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야생동물 구조대』는 주제가 확실한 책이라서 그런지 '자연 보호, 환경 보호'를 주장하는 글이 많았습니다. 
글쓰기 학원 같이 한 교사 지도로 단체 응모한 글들은 아쉽게도 눈에 띄는 글들이 없었습니다. 형식도 같을 뿐 아니라 심지어 책 내용을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은 그것마저도 똑같았습니다. 어떤 정성도 찾아볼 수 없는 억지로 쓴 글도 있습니다. 여기서 독서감상문이 아이들 책읽기를 막는 걸림돌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잠깐 하기도 했습니다. 좋은 책을 읽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글을 자연스럽게 쓰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예심 기준은,
- 책 내용을 잘 알고 쓴 글
- 자기 나이에 맞게 자연스럽게 쓴 글
- 자신만의 생각이나 느낌, 겪은 일을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쓴 글
- 생생하고 또렷한 느낌이 살아 있는 글
- 새롭고 논리적인 글
- 글 갈래나 길이는 따지지 않았습니다
총 응모작 가운데 어린이부 137편, 일반부 60편을 뽑아 본심으로 올렸습니다.
눈에 띄는 구성이나 글투보다는 평범한 가운데 감동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글이 많았습니다.
독서감상문대회가 행복한 책읽기와 좋은 글쓰기에 촉매 역할을 하기를 바라며 글을 맺습니다.


2. 본심 심사평
조월례(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


<심사를 하면서>
작년에는 본심을 하기로 한 날 32년 만의 폭설이 연출됐습니다. 슬로우 비디오처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세상이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안개 자욱한 아침이었습니다. 봄기운이 가득한 안개 속의 광화문 거리를 천천히 걸으면서 올해는 어떤 글이 올라왔을까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작년에 비해 다양한 글로 드러내 준 아이들의 마음을 읽느라 즐거웠습니다. 
올해는 모두 1600여 통의 응모작이 들어왔습니다. 그 가운데 예심에서 통과된 197편의 글을 세 명의 본심위원들이 모두 읽고 그중에서 입상권에 드는 58편(어른: 대상 1명, 우수상 3명, 장려상 10명, 어린이: 대상 1명 우수상 3명, 장려상 20명)을 선정했습니다. 그 가운데서 다시 부분별 수상작을 가려냈습니다.
 
<전체 경향 l 어른>
어른들이 동화를 읽는 일이 이제는 아주 보통의 일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방방곡곡 시골 구석구석에서 초등학교 일학년 어린이부터 일흔 네 살 할머니까지 응모를 했습니다. 그중에는 소아과 병원에서 일하는 독자, 법조계에서 일하는 독자, 경찰서에서 일하는 독자, 기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독자들이 글을 보내 왔습니다. 한 편 한 편 모두 최선을 다해 쓴 글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서 많은 시간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들이 동화를 읽으면서 아이들 마음을 헤아리고 아이들이 주인 되는 세상을 생각했을 거라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독서감상문대회는 각자 한 번쯤 그런 기회를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에 비해서 글이 늘어지고 감정에 치우치거나 감상적인 글이 많은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전체 경향 l 어린이>
작년에 비해 대상 도서가 많아서인지 다양한 글이 많이 들어온 점이 반가웠습니다. 책에 따라서 글이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들의 글을 보면서 아이들 삶의 단면을 들여다보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예를들면 『나답게와 나고은』을 읽은 아이들 글 가운데서 엄마 아빠가 이혼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자신의 삶을 염려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엄마가 새아빠와 결혼을 했는데 이복누나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은 데다 아이들이 누나와 성씨가 다른 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점 때문에 혼란을 겪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혼하는 부부들이 많은 것이 드라마 속의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학년일수록 자기 느낌을 생생하게 표현했는데, 고학년 아이들은 매끄럽기는 한데 관념적인 글도 적지 않았습니다. 『야생동물 구조대』 같은 책은 ‘동물을 사랑하자’는 구호를 외치는 듯한 글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꾸밈없이 쓴 글이 돋보였습니다.
 
<심사 기준>
-책 내용을 바르게 이해하고 그에 대한 자신만의 감상을 분명하게 쓴 글.
-냉정하고 객관적인 눈으로 책을 본 느낌이 살아 있는 글
-다양한 관점에서 책을 본 느낌이 살아 있는 글
-자신만의 생각을 솔직하고 꾸밈없이 쓴 글
-형식적인 면에서 글의 구성이나 단어의 올바른 사용, 어미 사용(이다, 입니다)에 일관성이 있는 글.
이러한 기준을 염두에 두고 선정하였고, 글의 길이나 형식은 따지지 않았습니다. 
줄거리를 장황하게 소개한다거나, 줄거리를 조금 인용하고 자신의 이야기에 비중을 두고 쓴 글, 자기 감정에 치우친 글, 글이 매끄럽기만 할 뿐 살아 있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결심성 글은 감점했습니다.

<심사를 마치고>
이번에 독후감 응모 대상이 된 책은 『사물놀이 이야기』, 『야생동물 구조대』, 『나답게와 나고은』, 『깡딱지』, 『프린들 주세요』, 『민들레의 노래 1, 2』 등이었습니다. 저학년 아이들은 생활동화인 『나답게와 나고은』을 많이 보았고 고학년 아이들은 주제가 뚜렷해서인지 『야생동물 구조대』를 많이 보았습니다. 어른들도 『나답게와 나고은』을 많이 읽었습니다. 아마도 생활 이야기라서 공감의 폭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에 우리 현대사를 소재로 한 묵직한 소년소설인 『민들레의 노래』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자기가 겪었음직한, 혹은 자기 둘레에 있음직한 이야기에 공감을 많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계절출판사 게시판에 들어가 보니 독후감에 응모한 많은 분들이 심사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글을 보낸 분들의 이런 마음을 헤아려 세 사람의 심사위원들은 한 편 한 편 마음을 다해서 보았습니다. 상을 받는 분들의 기쁨만큼 상을 받지 못하는 분들의 섭섭함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상을 받는 분들에게도 그렇지 못한 분들에게도 모두 박수를 보냅니다. 상을 받은 분들은 겸허한 마음으로 정진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상을 받지 못한 분들은 다시 한 번 자신을 채찍질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3. 수상자 명단
 
어린이부 수상자
대 상 : 
이승혁 (주안 초등학교 2학년/인천광역시 남구 주안2동)
우수상 : 
문혜주 (서울 광남 초등학교 4학년/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정희원 (삼일 초등학교 6학년/경기도 안산시 월피동)
김정민 (대전 목동 초등학교 2학년/대전광역시 중구 중촌동)
장려상 : 
김동환 (대전 둔산 초등학교 5학년/대전광역시 서구 둔산2동)
최형균 (여수 서초등학교 3학년/전라남도 여수시 충무동)
배선우 (서울 영풍 초등학교 1학년/서울시 송파구 거여2동)
곽상용 (대전 목동 초등학교 2학년/대전광역시 중구 중촌동)
허 탁 (서울 인수 초등학교 1학년)
김민욱 (대전 금성 초등학교 3학년/대전광역시 유성구 신성동)
최선우 (대전 목동 초등학교 2학년/대전광역시 중구 목동)
이현경 (대전 중촌 초등학교 6학년/대전광역시 중구 중촌동)
이해미 (서울 학동 초등학교 2학년/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이수현 (서울 동자 초등학교 1학년/서울시 광진구 자양3동)
김민지 (포항 양학 초등학교 4학년/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학잠동)
고영환 (대전 중촌 초등학교 5학년/대전광역시 중구 중촌동)
이윤진 (대전 금성 초등학교 5학년/대전광역시 유성구 신성동)
정희아 (삼일 초등학교 4학년/경기도 안산시 월피동)
김도윤 (광양 가야 초등학교 2학년/전라남도 광양시 광영동)
권가연 (대구 성남 초등학교 3학년/대구광역시 남구 대명3.7동)
이하늘 (경기 조종 초등학교 1학년/경기도 가평군 하면 현리)
윤국희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신혜수 (안산 양지 초등학교 1학년/경기도 안산시 사1동)
김해랑 (온양 천도 초등학교 5학년/충청남도 아산시 실옥동)
 
일반부 수상자
대 상 : 
김은성 (서울시 관악구 봉천5동)
우수상 : 
김순영 (전라남도 광양시 광영동)
함정금 (강원도 원주시 태장2동)
장려상 : 
정미란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
오순아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죽포리)
이행자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 기양리)
최윤영 (서울시 은평구 불광1동)
김희진 (서울시 서초구 서초3동)
김태희 (대구광역시 달서구 감삼동)
양선미 (대구광역시 서구 비산1동)
송훈정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1동)
신영섭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류미정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