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가족> 도마뱀 구름의 꼬리가 사라질 때 서평

낯설지만 따뜻하고, 엉뚱하지만 씩씩한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문유운작가님.
이 책에 담겨 있는 다섯 편의 단편이 바로 그런 이야기이다.

빨간 모자, 피노키오, 토끼와 거북이, 선녀와 나무꾼과 같은 동화는 오랫동안 기억되는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 동화책을 읽으면서 "와, 어떻게 이게 말이돼!"라며 화가 난 적은 한번도 없다. 그냥 이야기 그 자체를 즐겼다.
늑대가 빨간모자에게 말을 걸어도 나무인형이 사람처럼 모험을 하고 결국 진짜 사람이 되는 일도 모두 무엇이든 가능한 동화 속 세상에서 벌어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도마뱀 구름의 꼬리가 사라질 때>에 담긴 다섯편의 이야기는 상상 속에서만 가능할 법한 세상에서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고민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도마뱀 구름의 꼬리가 사라질 때>에서는 디스토피아 세상, 현대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일들이 극단으로 치달아버린 미래 사회에서 주인공 '류구원'이 가족 구성원으로서 겪는 고민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님이 다정한 이야기에 힘을 얻듯이
이 이야기는 어두운 미래세상에서도 주인공 내면의 긍정적에너지를 보여줌으로써 주인공 '구원'이 씩씩하게 살아간다는 희망의 문을 열어두었다.

<특별한 한조각>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다.

"너는 왜 만날 이상한 소리만 해?"
p.40

아이들은 자기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알아듣는 한별이를 멀리했다. 한별이는 혼자 있는 게 당연하게 느껴졌다.
어린 마녀인 자신은 아이들과 다르니까!
어린 마녀 한별이를 찾아온 친구,
말하는 어금니
심지어 이름이 '다감다올'인 이 어금니는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환초롱'에서 온 외계인이다.
이 외계인인 다감다올과 이야기를 하면서 한별이는 자신이 그동안 보지 않으려고 무시했던 마음속을 들어다보기 시작하면서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도 엉뚱한 듯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마지막 이야기 틈새의클로버까지 읽고나면 묘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동화적 상상력 속에서 기억이란 의미를 되짚어 본다.

우리가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지,
클로버는 줄곧 여기 있었잖아.
여기 틈새에.
가만히.
기억도 그렇지 않을까?
_p.126

무궁무진한 이야기의 세상에
나는 늘 매료된다.
아직 내가 꿈꾸지 못한 이야기를 만났을때는
새로운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이 다음에 뭐가 올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재미있고 짜릿한 것 같다.

이 책 역시 새롭다.
그리고 다정한 마음이 담겨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 이야기들이
잘 전달되기를 바라며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는 시간내내
즐거웠던 기억만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