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들려주신 나의 이야기 : 장준호

제4회 독서감상문 대회 어린이부 우수상
장준호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이라서 나도 함께 이야기를 듣는 기분으로 읽은 책이다. 인디언들의 이야기라서 더욱 신비롭고 재미있었다. 우리 할머니가 설날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 우리들을 불러 앉혀 놓고, 우리는 기억하지 못하는 어렸을 적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려주시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인디언들은 우리랑 다르게 이름도 참 멋있게 짓는다. 이 주인공은 태어날 때 마구간에서 푸른 말들이 반짝거리고 있었다고 해서 ‘푸른 말의 힘’이라는 멋진 이름을 갖게 되었다. 우리도 이름을 그렇게 멋있게 지으면 좋을 텐데…….

그런데 안 좋은 점은 너무 약하게 태어났다는 것이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아주 튼튼했고, 지금도 감기만 가끔 걸리고 아주 건강한 편이다. 하지만 소년은 허약하게 태어났고 앞을 보지 못한다.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할아버지도 마음이 아프셨을 것이다.

그래도 할아버지는 소년에게 꿋꿋이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강한 이름만 지어 주신 게 아니고 말을 타고 경주하는 시합에도 나가게 해 주셨다.‘앞을 못 보는데 어떻게 경주를 했을까?’소년은 신기하게도 마음으로 보는 법을 안다고 한다. 말을 타고 바람을 가르며 산을 넘어 끝까지 달린 소년의 모습은 꼭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마을 사람들도 깜짝 놀랐을 것이다. 할아버지는 용감한 소년이 너무도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푸른 말의 힘’이라는 멋진 이름처럼 경주에서 멋지게 달린 소년의 용기에 나도 큰 박수를 쳐 주었다. 이제 소년은 그때의 기억으로 어떤 어려움도 잘 이겨 나가겠지?

할아버지가 영원히 함께 살 수 없다고 말해서 소년은 놀랐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다. 어느새 마음으로 보는 법을 알아서 혼자서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셔도 하늘나라에서 소년을 지켜볼 테니까.

이 책을 읽으니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우리 할아버지는 내가 여섯 살 때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많은 기억은 없지만 시골에 놀러 가면 맛있는 것 사 먹으라고 용돈을 주시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우리 준호가 벌써 이렇게 컸네!”

하며 웃으시곤 했다. 할아버지의 모습을 생각하려 애쓰며 읽어서 그런지 꼭 내가 이 책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우리는 부모님에게만이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께도 큰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푸른 말의 힘이 할아버지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매듭을 하나씩 묶은 것처럼 우리가 받은 사랑을 매듭으로 묶으면 얼마나 길까? 푸른 말의 힘이 그 소중한 매듭을 잘 간직해서 어둠의 산을 하나씩 잘 헤쳐 나가면 좋겠다.

나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주신 사랑의 매듭을 가슴속에 소중히 간직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