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일기 2012 l 내가 쓰는 역사 일기 : 강민주

내가 쓰는 역사 일기 대회 2012 / 개인 부문 장려상
개원초등학교 6학년 강민주
 
 
 
1009년 5월 9일
 
날씨: 아휴~ 덥다 이런 날에는 빨래가 잘 마르겠는걸?
 
아침에 일어나니 햇빛이 쨍 하니 비추었다. 기지개를 켜고 주섬주섬 옷도 입고, 머리도 가지런히 정리한 다음 밖으로 나갔다. 저 멀리 바다를 바라보니 파도가 잔잔한 것을 보아 다행히도 아버지께서 무사히 벽란도에 도착하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버지는 상인이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돗자리를 전문으로 파시는 상인이시다. 아버지께서 파시는 돗자리를 송나라 상인들이 가장 많이 사간다고 하셨다. 하긴, 내가 봐도 봉황과 학이 수놓아져 있고 금방이라도 나를 감쌀 듯한 은은한 구름이 수놓아져 있다. 아버지께서는 주로 송나라와 수출을 많이 하시는데 그래서 그런지 집에는 비단, 악기 등 송나라 물건이 많다. 부엌에서 달그락 달그락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빨래 바구니를 지시고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들어오셨다. 
 
“어머니, 무슨 일인데 그렇게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으세요?” 
“음... 다른게 아니고 조만간 거란이 다시 쳐들어올 것 같구나.”

 
헉, 거란이 또 다시 침범해 온다고? 거란은 내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 한 번 쳐들어 온 적이 있다고 아버지께 들은 적이 있다. 그 때 매우 큰 피해를 입을 뻔 했지만 다행히 ‘서희’라는 분께서 거란의 ‘소손녕’과 담판을 깨끗하고, 논리적으로 지으셔서 거란이 크게 횡포를 부리지 않고 물러갔다. 하지만 왠지 이번에는 거란이 크게 횡포를 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우리가 계속 송나라와의 관계를 끊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이 곧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을 하니 너무나도 두렵고 무서웠다. 어머니께서는 두려움에 떠는 나를 보시고서는 “어이구. 얘도 참. 걱정마렴! 거란이랑 전쟁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안심하렴.”

하고 말씀하셨지만 그래도 두려움이 가시질 않았다. 내 방에 들어와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다. 만약, 진짜로 쳐들어오면 어떡하지? 그러고 보니 머릿속에 퍼뜩! 떠오르는게 한 가지 있었다. 얼마 전에 나의 소꿉친구인 순이가 시집을 갔다. 순이 어머니의 말씀으로는 언제 거란과 원나라가 쳐들어올지 모른다면서 시집을 보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말씀하셨다. 그때는 별 걱정을 다 하신다면서 웃음으로 넘겼는데 ‘나도 순이가 시집갈 때 같이 시집갈걸...’하는 생각과 함께 후회가 밀려왔다. 거란족과 원나라는 결혼하지 않은 처녀를 납치해가 자신의 첩이나 기생으로 삼는다던데, 그게 사실일까?

지금 우리의 왕이신 공민왕께서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계시는 걸까? 공민왕께서 하루 빨리 이 일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셨으면 좋겠다. 아직 13살인 나에게는 ‘전쟁’이라는 것이 두렵고 힘든 그 자체인 것 같다. 아버지께서 하루 빨리 고려로 돌아오시면 좋겠다. 집안의 가장이신 아버지께서 이럴 때 내 옆에 계셨더라면 든든하고 좋았을 건데... 아버지가 돌아오셔야지 이 흥분된 마음이 진정될 것 같다. 우리 고려는 어떻게 되는 걸까? 어머니 말씀대로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솔직히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백성이기 때문이다. 제발 우리 고려가 위기를 잘 극복해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