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뭐예요? 다가올 총선으로 민주주의와 선거를 알아보다

총선이 뭐예요?
​다가올 총선으로 민주주의와 선거를 알아보다
-『청소년, 정치의 주인이 되어 볼까?』 이효건 저자 인터뷰
 
 
다가오는 4월 13일(수)은 '총선'이 있는 날입니다. 선거는 흔히 민주주의 학습의 장이라고 합니다. 총선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또 청소년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효건 선생님과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이효건 선생님은 고등학교 사회 교사로, 청소년을 위해 살아 있는 정치와 민주주의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 정치의 주인이 되어 볼까?』를 집필하는 등 청소년들이 민주 사회의 주체가 될 수 있게 지혜와 용기를 주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요즘 선거 운동 기간이 되어서 길거리에서 여러 후보들을 만나곤 합니다. 경력과 공약을 담은 명함을 나누어 주거나, 사거리에서 팻말을 들고 서 있기도 해요. 일단, 이번 선거인 총선은 누구를 뽑는 선거인가요?
→ 우리나라에서 선거는 크게 3차례 이루어집니다. 4년마다 치르는 지방 선거가 있고, 5년마다 치르는 대통령 선거도 있어요. 지방 선거에서는 지역의 일꾼들을 뽑고요. 대통령 선거에서는 당연히 대통령을 뽑습니다. 그리고 4년마다 치르는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는데, 이를 줄여서 '총선'이라 부릅니다. 총선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이지요.
참고로, 대통령 선거는 줄여서 '대선'이라 부릅니다. 그럼 지방 선거는 '지선'이라 부를까요? 그건 안타깝게도 그냥 '지방 선거'입니다!
 
○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라고 하셨는데, 이들은 무슨 일을 하는 거죠?
→ 우선, 국회의원의 기본적인 임무는 국민의 의사를 반영해 '법'(법률)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회의원을 걸어 다니는 입법 기관이라고 부르죠. 민주주의 국가의 모든 행정, 사법 작용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해요. 그러한 법을 만드는 국회의 권한은 막강한 것이죠.
또한 국무총리, 대법원장 등에 대한 '임명 동의권'도 가집니다. 대통령이 지명해도 국회가 동의를 해 주어야 임명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국가의 예산을 얼마로 하고 어디에 쓸 것인지도 국회에서 결정합니다(예산 심의권). 어떤 사업에 돈을 쓸 것인지 말 것인지 쓴다면 얼마가 적절한지 등을 국회가 검토하고 결정을 내리는 거죠. 국회의원의 또다른 중요한 일로는 모든 국가 기관의 활동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국정 감사'도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해서 국가를 운영할 법을 만들고 행정 권력을 감시하며 견제합니다. 이토록 중요한 일을 하는 국회의원을 국민이 직접 뽑기 때문에 이들을 국민의 대표라고 하는 것이죠.
 
○ 그런데 국회의원에는 ‘지역구 국회의원’과 ‘비례 대표 국회의원’이 있더라고요. 어떤 차이가 있는 거죠?
→ 지역구 국회의원은 특정 지역에서 대표를 뽑는 것입니다. 반면 비례 대표 국회의원은 전국을 단위로 대표를 뽑는 것이죠.
국회의원 선거 때에는 투표용지를 2장 줍니다. 지역구 투표용지에는 자신이 사는 지역구에서 지지하는 후보자를 찍으면 되고, 비례 대표 투표용지에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찍으면 됩니다. 지역구 선거에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자만 당선됩니다. 반면 비례 대표 선거는 각 정당마다 표를 얻은 만큼 의석을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느 정당이 전국에서 30%의 지지율을 거뒀다면 비례 대표 의석인 47석 중에서 14석의 비례 대표를 가져가는 식이죠.
이렇게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따로 두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모든 국회의원을 지역구에서만 뽑는다면, 직업 정치인이나 유명 인사들이 선출되기 쉽습니다. 반면 전문 지식인이나 사회적 약자는 선출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들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그 목소리 역시 대변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각 정당마다 이들을 지명해서 국회의원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또한 비례 대표는 사표가 생기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지역구 선거에서는 1등만 당선되니, 2등부터는 표가 버려집니다. 만약 1등이 40퍼센트 득표하고, 2등이 37퍼센트, 3등이 33퍼센트 득표했다면, 40퍼센트인 사람이 당선되죠. 그런데 이 경우 버려진 표가 무려 60퍼센트나 됩니다. 당선된 1등보다 훨씬 많은 표가 버려지는 불합리한 일이 발생하죠. 사표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국민의 의사가 제대로 대표되지 않는다는 것이거든요. 그렇지만 비례 대표는 표를 얻은 비율만큼 의석을 가져가기 때문에 사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장점이 많기 때문에 비례 대표를 더욱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로서 하는 일이 많으니, 좋은 사람을 뽑아야 할 텐데요. 좋은 후보를 고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어려운 질문입니다. 국민을 대표할 훌륭한 일꾼을 뽑아야 하는데, 어떤 사람이 훌륭한 사람인지 알기는 쉽지 않죠? 일단은 후보자가 돌리는 홍보 팸플릿 같은 것을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국회의원은 지역의 일꾼이기도 하지만 나라 전체를 좌우할 법과 정책도 만드는 사람이므로 지역의 이익에만 몰두해서는 곤란하겠지요.
또 한 가지는 그 사람이 소속된 정당도 잘 살펴야 합니다. 모든 정당이 다 '국민을 위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정책이 부자를 위하는지 중산층을 위하는지 개발을 앞세우는지 환경을 함께 생각하는지 등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각 정당에서 발표하는 정책들을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후보자가 지난번에 국회의원이었다면 의원 시절 국회에서 했던 일들이나 회의 출석률, 또 임기 중 법률안을 몇 건이나 만들어서 제출했는지 등도 살펴보면 좋겠죠. 필요하면 시민단체들에서 관련 자료들을 공개하고 있으니 찾아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 후보가 내건 공약이 성에 차지 않는다거나 특정 문제에 대해 후보의 견해를 듣고 싶을 때, 국회의원 후보들에게 어떻게 의견 개진을 할 수 있을까요?
→ 일단 그 후보자의 사무실을 찾아가서 의견을 전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에 그런 방법은 잘 쓰지 않지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그 후보자의 이름을 치면 블로그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이 안내됩니다. 그럼 거기에 의견을 남기시면 됩니다. 선거 때만큼은 답변을 잘 해 주는 편이죠.
 
○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청소년들에게 투표권이 없어요. 그럼에도 총선에서 청소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지요. 대부분의 나라들이 18세부터 투표권을 주는데 반해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들도 국회의원이나 후보자에게 의견을 전달하고 싶다면 앞에서의 답변과 같이 블로그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활용하면 됩니다.
그리고 개인의 의견은 아무래도 가볍게 여겨지기 쉽습니다. 이왕이면 청소년들도 집단적 목소리를 내면 후보자들이 더욱 무겁게 받아들일 겁니다. 요즘은 각 정당에도 청소년의 참여를 유도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기도 합니다. 청소년들이 원하는 것을 집단적으로 대변하기 위해서 만든 단체들도 있고요.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 정의당', '녹색당 청소년·청년 선거운동 본부 하루살이' 등이 있습니다. 한번 이들을 살펴봐도 좋겠지요.
 


'아수나로'를 비롯해 여러 청소년 단체가 모영서 청소년이 참여할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 선거 연령이 높다는 문제 외에도, 우리나라 선거 제도의 문제는 무엇이 또 있을까요?
→ 이번이 총선이니 국회의원 선거에만 한정해서 얘기해 보지요. 우선, 1등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를 채택하다 보니 민의가 왜곡되어 반영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국회가 커다란 두 개의 당으로 운영(양당제)된다는 것입니다. 사회는 점차 다원화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것들을 양당제로 다 담아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선거구를 키우고 1개 선거구에서 2~3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로 바꾸자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죠. 그렇게 되면 1개 선거구에서 거대 정당의 유력 후보만이 아니라 다양한 정당의 사람들이 국회로 진출하여 국민의 의견을 다양하게 반영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처럼 지역감정이 남아 있는 나라에서는 이런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야 특정 지역에는 특정 정당만 당선되는 폐해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또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현재 우리 선거 제도로는 장애인, 여성,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국회로 진출할 기회를 갖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유일한 통로는 비례 대표로 진출하는 것인데, 이번 선거에서는 인원 수 자체도 줄었으며 유력 정당은 비례 대표 후보에서 사회적 약자의 비중을 줄였습니다. 이는 민주주의 자체에 어긋나는 것이며, 국민의 의사를 대표할 일꾼을 뽑는다는 선거 제도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입니다.
결국 이런 일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국가의 주인인 국민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올바른 선택을 하는 현명한 국민이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