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내게도 용기를 나눠줄래? - 『사라, 버스를 타다』를 읽고 : 정태원

제5회 독서감상문 대회 어린이부 우수상
정태원
 

 
용기 많은 사라에게

사라, 안녕? 나보다 작은 여자 아이에게도 용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어. 나는 4학년이 되는데도 용기가 부족해서 항상 우리 부모님께 잔소리를 듣거든. 나는 2학년 때 우리 할머니를 따라서 고모들을 만나러 캐나다에 가서 처음으로 너와 같은 흑인을 많이 봤는데 어떤 흑인들은 왠지 너무 힘들고 슬퍼 보였어. 어쩌면 그 사람들도 너처럼 평등하지 못한 차별대우를 받은 건 아닐까? 그런데, 그래도 너희 나라는 꽤 선진국인데 왜 흑인에게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주지 못했을까? 우리 나라도 아주 옛날에는 양반과 평민이라는 신분제가 있을 때는 서로 평등하지 못했었대. 그런데 이젠 전혀 안 그래. 사라, 너희 나라에서 억울한 차별을 받으면 우리 나라로 와도 돼! 우리 나라는 괜찮거든.

사라, 너의 용기 있는 행동이 미국이라는 큰 나라를 감동시켰다니 정말 대단하다. 나도 버스 앞자리에 앉는 것 무척 좋아해. 앞이 뻥 뚫린 것 같고, 운전사 아저씨가 어떻게 운전하는지 볼 수 있는 것이 너무 좋거든. 너에게 그런 재미를 빼앗아 간 백인들이 너무 미웠어. 가끔 무서운 아저씨가 어린이들을 위험하다고 앞자리에 못 앉게 할 땐 얼마나 속상하다고. 너의 용기로 다른 흑인들도 당당하게 앞자리에 앉을 수 있게 되었으니 모든 사람들이 너에게 엄청 고마워하겠다. 사라, 나에게도 너의 그런 용기를 좀 나눠 주라. 그리고 너의 얘기를 읽기 전에 내 친구들하고 우리 반의 까무잡잡한 여자친구에게 깜둥이라고 놀린 적이 있는데 그것도 사과할게. 난 그 말이 흑인들을 우습게 여겨서 부르는 말이라는 것은 몰랐어. 정말이야. 그냥 친구들이 그렇게 놀리는 게 재미있어 보여서 나도 그랬거든. 학년이 바뀌기 전에 그 여자 친구한데도 진심으로 사과할게.

사라, 이젠 흑인, 백인, 황인이라는 인종 차별이 없어졌다고 하더라. 우린 이제 완전히 세계의 한 가족이래. 우리, 한 가족이 된 기념으로 버스 맨 앞자리에 나란히 앉아서 여행갈까?

사라, 너를 꼭 만나고 싶어. 안녕!
 
2005년 2월
태원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