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일기 2012 l 못생긴 석조 미륵보살 입상 : 박기민

내가 쓰는 역사 일기 대회 2012 / 개인 부문 특별상
선곡초등학교 5학년 박기민
 
 
 
1231년 2월 17일 바람이 쌩쌩
 
어제 밤에 이상한 꿈을 꿨다.
우리 가족은 어제 다 함께 할아버지의 병이 빨리 나으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관촉사에 갔었다. 날씨가 추웠지만 할아버지를 위해 가는 것이라서 많이 춥지는 않았다.

우리는 법당에 들어가 할아버지를 위해 절을 하고 기도를 드렸다.
관촉사에는 커다란 불상이 있는데 우리는 그곳에서도 할아버지를 윟그런데 우리가 기도를 그렸던 그 불상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컸다. 내 키보다 열 배는 더 큰 것 같았다. 세상에서 제일 큰 불상 같았다.
그런데 그 불상은 커서 좋긴 하지만 정말 못생겼다.

‘무슨 불상이 저렇게 못생겼지? 몸도 뚱뚱하고 손은 왜 저렇게 큰 거야? 머리 위에 쓴 모자는 왜 저렇게 생겼을까? 눈, 코, 입도 너무 크고 옷도 하나도 안 멋있는데!

나는 속으로 불상의 흉을 봤다. 할아버지가 빨리 나으셨으면 좋겠다는 내 소원도 안 들어줄 것 같이 생긴 불상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너그럽고 멋있는 부처님의 모습이 아니어서 실망했다.
 
그리고 밤이 돼서 나는 잠이 들었었다. 그런데 꿈에서 바로 그 커다란 불상이 나타난 것이었다. 불상은 나에게 다가와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불상은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목소리는 조용하고 엄하고 무서웠다.

불상은 원래 큰 바위였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큰 바위를 조각해 불상으로 만들면서 여기저기 금이 가 있고 돌기둥 모양 그대로인 못생긴 불상이 된 것이라고 했다. 불상은 자신이 무뚝뚝하게 생기고 멋있지는 않지만 우리 마음을 담고 있는 모습이라서 괜찮다고 했다. 그러니 못생겼다고 흉을 봐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내가 불상을 보고 못생겼다고 흉을 봤던 게 미안해졌다. 그래서 나는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고, 불상은 괜찮다며 웃는 얼굴로 사라졌다.
 
눈을 떠보니 꿈이었다.
꿈이지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는 꿈이었다.
아마 그 불상은 할아버지의 병을 낫게 해달라는 우리의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