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과 나

커다란 햄스터, 그리고 햄스터를 베고 누워 민들레 그림을 그리는 아이. 평화로운 분위기의 책 표지를 넘기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 한 초등학생과 햄스터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트에서 햄스터를 팔기 시작한 이후부터 동네에 버려지는 햄스터들(햄스터는 새끼를 많이 낳아 다 감당하지 못하고 버리는 집들이 많다고 한다)이 생겨나고, 추운 겨울 다른 햄스터들처럼 얼어죽을까 걱정하며 햄스터 한 마리를 주인공(미유)은 집으로 데리고 온다. 엄마로부터 '가족'처럼 키우겠다는 약속을 하고서 말이다.



미유는 언니와 함께 햄스터에게 햄으로 시작하는 이름 중 가장 멋진 햄릿(햄버거, 햄프턴, 햄프시드를 제치고)이란 이름을 지어주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행복한 나날이 계속되면 좋겠지만, 자꾸만 혹이 커져가는 햄릿과 친구들에겐 얘기할 수 없는 미유의 비밀 등 미유에겐 마냥 행복할 수 만은 없는 이야기가 흘러간다. 하지만 평화로운 책 표지만큼 이야기도 평화롭고 덤덤하게 진행된다.



이야기의 결말을 다 얘기할 수는 없지만, 이야기를 읽고 나면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어떠한 조건이 가족이란 걸 증명할 수 있는가? 또 어떠한 과정으로 인해 가족이 형성되는가?



또 하나 이야기에서 '눈물'이 자주 등장하는데, 한참 감수성이 풍부한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 여학생들이 깊이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감수성 풍부한 여학생들을 놀리는(속으론 그런 감정표현을 부러워 하는) 남학생들 모두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