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가족] 비밀소원

비밀소원

1회 나다움 어린이책 창작 공모 대상 수상작



김다노 동화, 이윤희 그림

사계절





11살. 십대로 접어든 나이지만 초등학교 4학년이라는 완전히 어리지도 않으면서 아직 고학년이라기는 어색한 시기.

부모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던 유아기를 지나 또래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시기이지만, 부모님이 그들의 삶에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할 수 없지요. (하기야, 부모님이 자식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나이가 들어서도 대수롭지 않게 치부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요.)



마냥 친구들이 좋고, 까르르 웃을 일 만 있을 시기 같은데 관계속에서 가지는 어려움과 바람들을 그 누구보다 예민하게 받아들이고있는게 이 시기가 아닌가 싶어요. 책에 등장하는 미래와 이랑이도 그러합니다. 어릴적 부터 단짝인, 생일도 같은 이 두 소녀는 서로를 '절친'이라고 여깁니다. '절대 다시는 만날 수 없을 만큼 친한 친구'라는 뜻으로 말이죠. 미래의 부모님은 두 분다 경찰로 재직하시다 돌아가셔서 지금은 외할머니와 이모랑 함께 살고, 이랑이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지만 두 가족은 매 년 함께 아이들의 생일을 챙길 정도로 가족간에도 교류가 있었지요. 하지만 몰랐습니다. 11살 이랑이의 부모님이 별거에 들어가시고 그 둘의 이전과 같은 생일파티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아직 어리지만 바보는 아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어떻게 된 일인지 이야기해 준다면 답답함이 덜할 텐데.

어른이 아이에게 자신들의 문제를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은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다.

용기가 없어서다.

비밀소원 p.68

부모님들의 문제를 이제 자신들의 문제로 인식하고 고민하는 나이. 그리고 어른들을 문제가 나를 문제아로만 만들 수는 없다는 구분도 지을 수 있는 나이. 그러나 여전히 소원을 들어주는 무엇이 있다면 그 아픔을 꺼내 지금 지내고 있는 삶에서의 행복한 생활을 말하고 싶은 아이...

소원을 말하는 프로그램이 이 아이들이 속한 학교에 그것도 자신들의 반을 찾아온다는 말을 듣고 자신들이 출연하고싶어 하는 마음에 연예인의 생활을 조금은 경험해본 김현욱에게 부탁해 보기도하고, 그 과정에서 늘 보고 알고 있다고 생각하던 친구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과연 미래와 이랑이는 텔레비전 방송에 자신들의 소원을 담은 말을 전할 수 있을까요? 미래와 이랑이는 어떤 시간들을 맞이하게 될까요?



텔레비전에 나간 소원이 더 귀하고, 못 나간 건 덜하다는 뜻도 아니에요.

소원은 입 밖으로 꺼내서 말하는 것만으로도 힘을 발휘하거든요.

우리가 친구들의 소원을 듣고 올바르게 이루어지도록 응원해줍시다

비밀소원 p.94

거창한 꿈을 말하고 그것이 이뤄지는 모습을 담았다기 보다, '나다움 어린이책' 수상작 답게 내가 어쩌지 못하는 현실을 직면하기도 하고 그것에 대한 나의 생각도 글 속에 녹여내 담겨있었습니다. 어느 누구의 특별한 소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원을 이야기하는 그 자체가 힘을 발휘한다는 방송국 피디님의 이야기처럼 지금 상황을 볼 수 있고 그것을 움직여가고자 하는 마음을 꺼내 이야기하고,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아이들의 이야기,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마음까지 담겨있는 이야기.

제 1회 나다움어린이책 창작 공모 대상 수상작 [비밀소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