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318 독후활동대회 심사평 및 수상자 명단

1318 독후활동대회 글쓰기 부문 심사평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행위는 자신을 돌아보고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는 행위이다. 결국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우리는 삶을 확장한다. 친구들과 관계 맺고 학교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며 체험의 몸피를 불려나간다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순간에는 그 체험의 몸피가 정교하게 가다듬어지는 것이다. 마치 여름에 부쩍부쩍 몸피를 불려가던 나무의 물관 주위로 가을의 섬유층이 둥그렇게 자리 잡으며 나이테를 뚜렷이 형성해가듯이.

바삐 늘려 나가기 바쁘던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가만히 자신의 내면과 세상을 거닐며 찬찬히 그 의미를 곱씹어 보려는 시도는 그렇기에 언제나 소중하다. 2011년 가을, 그러한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에 응모를 한 독자들의 원고는 모두 소중했다.
 
우수상을 받은 박소연 양의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아버지의 뒷모습에서 배우는 세상>은 특별한 기교가 보이지는 않는 소박한 글이지만, 책의 주인공과 자기 삶의 모습을 잘 비교하면서 진실성 있게 적어 내려가 읽는 이에게 감동을 주는 진솔함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학생들이 쓴 대부분의 독후감들이 책에서 출발하다가도 자기 삶의 신변잡기 식 글로 빠지고 마는 경우가 많은데 이 글의 경우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통일성을 유지하며 전개되는 점, 책과 자기와의 연관성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글을 써 내려간 점이 호평을 받아 우수상으로 선정되었다.
 
 <열일곱 살의 털: 열일곱 살의 털은 무겁다-부산 국제고등학교 1학년 8반 이혜연> 양의 글은 우수상을 놓고 끝까지 경합을 벌였던 작품 중 하나이다. 문장력이 좋고, 소설 속 주요 모티프인 ‘신체를 통한 통제, 그 속에 스며든 권력성’을 잘 잡아내고 이를 단발령이라는 역사 속 사건과 비교하면서 작품을 탄탄히 분석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지나치게 분량을 늘여 쓴 나머지 간결성이 떨어지는 점, 지적으로는 잘 분석했으나 독자가 책에 정서적으로 감응한 모습이 드러나지 않아 감동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장려상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내 청춘 시속 370km: 나는 아직 청춘을 향해 달리고 있다-인천 세무고등학교 2학년 9반 최현미> 양도 문학적인 감수성이 뛰어나며 책과 자기 삶을 잘 연결시켜 쓴 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장려상을 받은 다른 작품들은 모두 책을 꼼꼼히 읽으면서 자신의 삶과 잘 연관지어서 쓴 진솔함에 무게를 두어 선정하였다.
 
아쉬웠던 점은 심사를 하면서 틀린 문장이나, 문단 간의 연결 관계 등이 어색한데도 이를 바로잡지 않고 제출하여 감점이 되는 원고가 많았다는 점이다. 글쓰기를 하면서 고쳐쓰기를 여러 번 하는 습관을 좀 더 철저히 한다면 자신이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아 쓴 글이 훨씬 더 빛이 나고 상대방까지 감동시킬 수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등외작으로 갈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져서 단체 부문 원고의 경우, 여럿이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눠 보고 글을 쓴 사례를 격려하고 싶었으나 작품 중에 미완성된 원고들이 여럿 포함되어 있어서 장고 끝에 모두 제외되었음을 밝힌다.
 
-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심사진
 
 
 
 
1318 독후활동대회 영상 부문 심사평

책 읽은 소감을 글로 쓰거나, 그림으로 그리는 것보다 영상으로 표현해 내는 것은 참으로 힘든 방법일 것입니다. 한 권의 책을 영상으로 표현해내려면 먼저 기획부터 해야 되고, 구성을 해서 콘티를 짜고, 연출, 촬영, 편집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독후 활동의 결과물’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심사에서는 제작 과정을 거치는 동안 과연 학생들의 연출 및 편집 능력만으로 UCC 영상을 만들었는지를 우선적으로부터 보았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결과물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은 학생들의 순수 작품으로 보여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짜내고, 구성 원고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세트를 만들고, 노래로 표현을 하는 등 여러 형태로 노력한 흔적들이 심사 내내 웃음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학생들로서는 아직은 익숙지 않을 영상 제작 기법으로 책의 내용을 소화해 표현하는 과정에서 특히 ‘영상의 질’을 좌우하는 구성력에 많은 한계가 드러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책의 표지 이미지와 책에 대한 기본 정보마저 빠졌다거나, 책을 읽고 난 뒤 자신들의 느낌을 영상으로 표현하는 데 많이 미숙했고 아예 느낌 자체가 생략된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간단하게 안내하는 선에서 성급하게 끝내며, “더 궁금하면 책을 읽어보세요.” 이렇게 안내한 점은 다소 성의가 부족하다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출품 UCC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을 <○○○○는 □다> 라는 방식으로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고, 책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을 낭독한 UCC였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도 최고점을 주기에는 다소 부족한 대목이 발견됐는데요, 책의 내용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직접 촬영하기보다 이미지를 인터넷에서 찾아 삽입한 점이 아쉬운 점으로 남았기 때문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저작권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점 아시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학생들의 하고자 하는 자세와 열정이었습니다. 비록, 책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영상으로 표현해 내는 데는 부족했어도, 아마 이번 UCC 공모에 도전한 모든 학생들은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책에 대한 친근감은 물론 ‘생각 주머니’까지 한층 커지고, 예뻐졌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나도 책 프로그램 PD다’에 도전해 주신 모든 학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 심사 정진희(온북TV 총괄이사)
 
 
 
1318 독후활동대회 미술 부문 심사평

애니메이션 감독을 하면서 느낀 것이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정서이다. 어떤 형식과 어떤 내용의 작품이든 정서적 깊이와 울림이 없다면 좋은 작품이 아닐 게다.
원작 『마당을 나온 암탉』을 보면서 내가 어떤 정서로 읽어 내었고, 그 정서를 어떻게 표현하고, 대중들에게 어떻게 하면 정서적으로 잘 보여 줄 것인가를 가장 큰 고민거리로 삼았다.
감독으로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동안 수많은 그림과 애니메이션 장면들을 보면서 판단의 지표로 삼는 것 또한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정서에 잘 부합되는가?’이다.
이런 면에서 단순히 표지 그림을 그리거나 도서 제목만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표현한 작품은 아쉬움이 남았다. 정성을 많이 들여 그린 그림도 보였지만 ‘정성만’ 보인 것에는 좋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책을 읽은 후 생각의 폭을 넓혀 자신의 경험과 상상력을 녹여낸 고유한 작품이 더 나왔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우수상 수상작은 원작을 본 느낌을 자신 경험과 이야기를 토대로 하여 자신만의 정서로 잘 표현하였다.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구성과 깊이감 있는 연출이 돋보였다.
『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의 주인공을 캐릭터화한 작품 역시 한 장의 그림이지만 인물이 갖고 있는 정서를 깊이 배어 나오도록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 외 장려상을 수상한 작품들도 자신만의 정서적 경험을 토대로 각자의 독특한 표현방식에 맞게 잘 그려 내었다.
 
- 심사 오성윤(오돌또기 대표)
 
 
 
 
1318 독후활동대회 자료집 부문 심사평
 
자료집 부문은 독서신문이 단연코 많았다. 신문이 표현방식이나 접근방법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매체이기도 하려니와 시각적으로도 꽤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번 심사에서는 단순한 토론노트나 독서기록은 점수를 많이 받지 못했다. 물론 많은 학생들이 참가하고 지속적인 활동의 결과를 보여 주기는 하지만, 1차적인 활동의 결과물이어서 책읽기를 좀 더 재미있게, 의미있게 하기 위한 독후활동의 결과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서였다.

신문 가운데는 <사계절일보>가 보여 준고등학생의 재기발랄함이 특히 돋보였다. 7종의 도서를 가지고 다양한 독후활동을 일간신문의 형식으로, 이를테면 인상적인 내용은 사건사고로 처리하고, 책의 주요 의미는 광고로 처리하는 등 아이디어가 아주 재미있었다. <열일곱 살의 비명>은 참가한 학생 모두 대단한 문제의식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정리, 분석력이 뛰어난 친구들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한 자 한 자 빽빽하게 적은 신문을 보며 그 수고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지면의 구성이나 표현방법이 고등학생들의 실력이라고 하기엔 조금 아쉬웠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자매의 활동으로 보이는 <WITH북>은 네 권의 책을 읽고 신문을 만들었는데 각각의 주인공이 등장하여 벌이는 4색 토크 코너가 중학교 2학년의 실력으로는 꽤 재미있는 발상이었다.

<열일곱 살의 인생론 자료집>은 독서동아리 39명의 인생론이 담겼다. 또한 2인 1조로 진행한 신문기사는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여러 소주제에 또 다른 주제나 인물, 시사 등의 문제를 재구성하여 독서활동을 확장해 나간 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동안의 지속적인 독서와 동아리활동의 결과와 심화 독서의 좋은 사례를 보여 주고 있다. 학교 독서동아리 활동의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포항이동고등학교의 독서동아리의 <그린나래> 등은 멘토, 멘티 활동을 통해 독서토론을 이끌어 낸 아주 주목할 만한 활동결과를 보여 주었다. 
 
- 심사 오현애, 박영옥, 김경숙(학도넷 운영진)
 
 
 
 
 
수상자 명단
 
대상
수상자 없음
 
글쓰기 부문
(우수상 1명, 장려상 10명)
우수상
박소연(성호고등학교 1학년)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장려상
김예진(전남화순북면중학교 2학년) 『열일곱 살의 털』
김진영(잠실고등학교 2학년) 『열일곱 살의 인생론』
류인주(서울자양중학교) 『오이대왕』
박지현(전남대학교 사범대학 부설 고등학교 2학년) 『열일곱 살의 인생론』
양채민(광주숭일고등학교 1학년 5반) 『오이대왕』 
이금영(서울연희중학교 2학년) 『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
이누리(영암여자고등학교 1학년) 『열일곱 살의 털』
이혜연(부산 국제고등학교 1학년) 『열일곱 살의 털』
최현미(인천 세무고등학교 2학년) 『내 청춘, 시속 370km』
김태호(부산 대연중학교 1학년) 『내 청춘, 시속 370km』

자료집 부문
(우수상 1팀, 장려상 5팀)
우수상
광주 서석고등학교 동아리 MY커리어 독서반(김현제 외 37명) 『열일곱 살의 인생론』
장려상         
매괴고등학교 생각하는 느티나무 (고소영 외) 『열일곱 살의 털』
영암여자고등학교 독서토론반 티케 (김미리 외) 『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외
포항 환호여자중학교 2학년 10반(김민정 외)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한라중학교 2학년 7반 이수빈 이은지 『내 청춘, 시속 370km』외
가좌고등학교 열일곱의 비명 (최하영 외) 『열일곱 살의 털』

영상 부문
(우수상 1팀, 장려상 5팀)
우수상
이윤희 외 (양산여자고등학교 2학년) 『오이대왕』
장려상        
천안고등학교 1학년(김동준 외) 『열일곱 살의 털』
숙명여자 도서부 동아리 시리우스 『주먹을 꼭 써야 할까?』 
노원고등학교 1학년(안호정 외)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전주여자고등학교 도서관 동아리 책갈피(오연주 외) 『열일곱 살의 인생론』
제주아라중학교 2학년(김수경 외)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미술 부문
(우수상 1명, 장려상 4명)
우수상
문도원(영암여자고등학교 1학년) 『울기엔 좀 애매한』
장려상        
이승하(서울 등원중학교 1학년) 『내 청춘, 시속 370km』
박보선(평택 여자고등학교 1학년)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허가람(포항 영일고등학교 2학년)『열일곱 살의 인생론』
매괴고등학교 생각하는 느티나무 (이재정 외) 『울기엔 좀 애매한』
조예림(월배중학교 2학년) 『바람이 사는 꺽다리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