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물도사 수선, 한양의 물장수가 되다_물도사 수선과 떠나는 신나는 역사 여행



도사는 도사인데, 물도사는 무엇일까? 어느 분야든 최고의 사람을 일컫는 말로 도사라는 말을 쓴다. 실제로 이책에 나온 물도사는 수선(水仙)이라는 이름처럼 진짜 물에 관한 최고의 전문가이다. 사실 지금은 도사 대신 ‘달인’이라는 말도 쓰고 있지만 여전히 도사라는 말 속에 담긴 뜻은 크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익숙해서 당연하게만 생각해 왔던 물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열어 갈 수 있다. ‘물 쓰듯 한다.’는 말처럼 여전히 물을 아껴 쓰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물은 모든 생명의 기본으로 인류는 물론이고 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존재이다. 물도사 수선과 함께 하다 보면 무심코 지나쳤던 물의 소중함을 일깨워 볼 수 있다. 특히 옛사람들이 삶 속에서 물을 어떻게 사용해 왔는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알아보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이 책 『물도사 수선, 한양의 물장수가 되다』는 물도사 수선과 함께 떠나는 역사 여행이라서 더 매력적이다. 물을 주제로 시공간을 넘나들면서 우리네 조상들의 삶, 그리고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삶을 비추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 수도가 보급되기 전 한양 곳곳에 있는 우물들의 맛과 우물 이름의 유래를 살피고, 이후 북청 물장수가 활약하고 나아가 수도가 처음 만들어지는 역사적 변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 덕분이다. 단순히 역사적 배경만을 아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 실제 장소들을 통해 물과 함께해 온 우리네 삶터들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수돗물을 끓여 먹는 시대에서 어느새 생수를 구입해서 사 먹는 것이 익숙해진 요즘, 물도사 수선과 떠나는 여정에서 『오래된 미래』라는 책이 떠올랐다. 언뜻 보기에는 과거 이야기 같지만 오히려 그 과거 속에서 새로운 미래를 모색할 수 있는 통찰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물길을 막아 뭇 생명들의 삶터와 생태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오늘날 우리의 상황은 물도사 수선이 꿈꾼 모습이 아닐 것이다. 물도사 수선과 함께하는 여정 속에서 우리는 물과 사람이 어떤 관계를 맺으면 살아야 할지를 헤아려 볼 수도 있겠다.

사람과 더불어 함께하는 물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내다보고 미래의 희망을 일구어 가고 싶은 어린이들과 어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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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성호(역사교육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