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조신선 ⑤ - 어린이 도서연구회

어린이 책은 어린이만 읽는다고요? 아니, 아니, 아니됩니다!
아이들과 함께 좋은 어린이 책 읽기를 실천하는 어른들의 모임이 있어요.
바로, 어린이도서연구회입니다.
 
우리 시대의 조신선 ⑤
어린이도서연구회 
 
조선 시대의 조신선은 당시 책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역할을 하셨다고 생각하시나요?
사고 싶은 책은 구해주고 팔고 싶은 책은 팔아주는 단순한 중개인의 역할부터 독자들이 원하는 바를 꿰뚫어 수준에 맞게 책을 권해주며 출판 유통 활성화에 기여하였다고 생각해요. 뿐만 아니라 책을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독자들이 원하는 책과 경향을 소개해주는 역할까지 담당하였다고 소개하고 싶네요.
 
이와 비교하여 선생님은 현대의 출판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계시나요?
우리 어린이도서연구회 일산지회(일산동화읽는 어른)는 일주일에 한 번 어린이 책 읽는 기쁨과 어린이 삶을 올곧게 가꾸려 뜻을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뿐 아니라 온 세상 아이가 좋은 책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잘 접하지 못하는 곳에 책 보내기를 하고 있으며, 학교도서관?공공도서관?공부방 등에서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 활동을 하고 있고요.
학교도서관 활동가를 위한 교육을 하면서 더 많은 분들과 함께 책 읽기의 중요성과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한 책 바로잡기 활동으로 바람직한 출판문화를 가꾸는데 힘을 보태는 일도 덧붙일 수 있겠네요.
 
『기이한 책장수 조신선』에서 보면 조선 최대의 책장수 탄압 사건이 있었는데, 지금의 출판계에서 가장 큰 사건은 어떤 것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그 사건이 해결되어야 한다 생각하시나요?
우리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는 오래 전부터 지나친 책값 인상과 출판의 질적 저하를 막고 출판산업의 육성 및 균형 있는 지역 문화의 발전과 문화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도서정가제를 지지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도서정가제는 독자 개인뿐만 아니라 정부와 출판, 유통업계, 작가가 모두 뜻을 모아 노력할 때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로 우리 단체에서 도서정가제를 실천하고 있는 한 분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네요.
 
"어린이도서연구회 일산지회 사무실 옆에는 '알모'라는 어린이청소년 전문서점이 있다. 단순히 책만 파는 것이 아니라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문화도 함께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이런 공간이 유지되려면 역시 책이 많이 팔려야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책을 사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바로 가격 때문이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10%할인에 9% 적립금, 또 구간은 반값까지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으니 살림하는 주부로서 매번 정가에 책을 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알모는 도서정가제를 지지하며 정가에 책을 팔고 있다. 책은 다른 상품과 달리 문화다, 서점을 살려야 한다, 도서정가제가 옳다고 말하지만 몇 년 동안 동네서점을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사람도 많을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은 동네서점이 다 사라진다고 해도 아쉬울 게 전혀 없겠지 생각하면 힘이 빠진다.
단지상가에 있던 작은 문방구가 어느 날 문을 닫았다. 사람들이 큰길에 있는 대형 문방구만 이용했기 때문이다. 늦은 밤 아이가 갑자기 학용품이 필요하다고 하니 그제야 불편했다. 큰 것만 좋아하다보면 작지만 가까이 있는 것들은 어느새 사라지겠지. 사라지기 전에 할 수 있는 옳은 길을 지지하며 힘을 보태야겠다 다짐한다. "
 
  
이 책 『기이한 책장수 조신선』의 추천 평을 200자 내외로 해주신다면?
징검다리 역사책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인 『기이한 책장수 조신선』은 책을 구하기 어려운 시대, 생김새와 하는 행동이 마치 구름을 타는 신선 같다 하여 ‘조신선’이라 불린 기이한 인물 조생의 활약을 흥미롭게 다루고 있어요.
책이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과정, 당시 유행하던 책과 그 책의 주 독자들, 조선시대의 책 문화를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잘 녹여낸 책이지요. '조생은 지금도 살아있을까? 어떻게 살고 있을까?' 책을 덮고도 한참 조생의 삶을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큰 매력으로 느껴집니다. 너무 많은 내용을 주고자해서 조금은 산만하긴 하지만 깨알 같은 재미가 숨어있어 역사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초등학교 중학년 이상의 아이들이 읽어보면 좋겠어요.
 
독자들에게 꼭 읽어보라 권하고 싶으신 책이 있다면 몇 권만 골라주세요.
* 그림책 *
『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
: 전래 동화가 갖고 있는 구성(뚜렷한 기승전결), 주제(권선징악)를 아우르면서 현대적인 감각(유머코드)을 더해서 아이들이 아주 좋아한다.
* 초등 저학년용 *
『나는 농부란다』
: 농부들이 꼬부랑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니라 당당하고 멋지게 그려져 있어서 좋다. 선글라스 낀 할머니의 두툼한 손을 보라! 한 해 농사짓는 과정과 더불어 사계절 자연의 변화를 멋지게 표현했다. 기운 빠지는 일이 있을 때 32~33쪽의 한여름 태양 그림을 한참 들여다보면 어느새 힘이 솟는 마법의 그림책이다.
* 초등 고학년 *
『지금은 없는 이야기』
: 『울기엔 좀 애매한』으로 처음 만난 최규석 작가의 그림 우화집이다. 읽고 나면 아 이건 뭐지 애매하고 찝찝한 느낌이 들지만 당연하고 그러려니 했던 세상의 순리라는 것을 뒤집어서 생각하게 해준다. 책을 덮고 나면 그때부터 책읽기가 시작되는 묘한 책이다.
* 청소년 *
『마르크스의 자본,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 자본주의 경제에 물들어 있는 청소년에게 자본에 대한 새로운 인식 전환을 하기에 충분하다.
『몬스터 콜스』
: 혼자서 해결하기 힘든 여러 가지 문제로 고민하는 청소년에게 현실을 받아들이며 성장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많은 힘을 줄 것이다.
 
 
어린이도서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