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도 괜찮아! Whatever will be, will be!

“성적이 다가 아니야!”라는 말에 강력한 근거로 제시할 반가운 책을 만났다. ‘뭘 해도 괜찮다’는 제목은 반신반의로 우리의 손을 이끌게 만든다. 책장을 넘길수록 솔직한 우리 자신을 보는 것 같은 기분에 때론 거부하고 싶지만, 작가는 그런 우리 마음을 아는지 따뜻하게 보듬어서 마지막까지 멈출 수 없게 만드는 힘을 보여준다.
나는 현직 교사로서 진로 지도 3년째다. 열심히 준비해서 수업을 하다가도 꿈이 없다는 아이들, 성적이 중요하지 이런 활동을 해서 뭐하냐는 아이들을 대할 때면 힘이 빠지곤 했다. 나 또한 속으로는 ‘그래 현실이 그렇긴 하지. 성적이 어느 정도 보장되지 못하면 별다른 수가 없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 손을 놓고 싶은 기분도 들었다. 이 책은 이런 감정까지도 모두 알고 있다. 그리고 청소년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래서 더 빨려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표지에는 주인공 태섭이라 생각되는 학생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만족감을 담고 있는 그의 표정은 정처 없이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그저 ‘너니까 되는 거지.’라는 생각이 아닌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갖는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기지개를 펴는 고양이의 말풍선 속에 “나쁜 짓은 빼고!”라는 제제를 함께 담음으로써 자포자기하는 심정만은 갖지 않기를 소망하고 있다.
꿈이 없는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잘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에 등장하는 작가의 강연이나 규리 학생의 행동을 통해 우리는 그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깨닫게 된다. 주인공 태섭이도 평소 즐기던 게임의 원리를 적용해서 멋진 축제를 기획한다. 그처럼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혹여 타인의 시선에는 다소 바람직하지 않게 보일지라도 그 일이 가진 속성을 적용해서 더 멋진 일을 해낼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누구나 즐기는 일, 진정한 꿈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아이들이 꿈을 하나씩 이루어 갈 수 있도록 이 책에서 소개하는 ‘마음을 파는 벼룩시장’을 응용해서 아이들의 마음을 열어보아도 좋을 것이다.
 
스페인어로 'Que sera sera!' 라는 말의 뜻을 생각해 보자. 우리말로 ‘될 대로 되라!’라고 해석하다 보니, 사람들은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아무거나 마구 하는 삶의 태도라고 잘못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영어로는 'Whatever will be, will be!'로써 우리의 미래를 알 수 없지만 뜻대로 될 것이란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것을 의미한다. 책을 읽고, 마음에 무언가 뜨거움이 느껴진다면, Doris Day의 <Whatever will be, will be! - Que Sera Sera>란 노래를 들으며 바로 지금부터 내가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시작해 보자!
<뭘 해도 괜찮아>는 사서 교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나에게도 좋아하는 일을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얻게 해 주었다. 이 책을 읽으며 콧노래 흥얼거리며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글 - 김혜연 (강화고등학교 사서 교사)
 
※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웹진 2012년 1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