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책 읽는 가족] 집, 잘 가꾸는 법 / 함께 하는 공간을 의미있게 살피는 시간


집을 연상하면서 우리는 붉은색 벽돌을 쌓아올리는 담을 곧잘 그리거나 꾸미기를 한다. 내 몸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집은 마당이 있는, 이웃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꿈꾸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계절 출판사의 "책 읽는 가족"이 되면서 첫번째로 받은 책이 『집, 잘 가꾸는 법』이다. 우리가 매일 먹고 자고 쉬는 공간인 '집'을 이야기 중심에 놓고 어떻게 이야기를 펼칠까 하는 궁금증에 책장을 넘겼다가, 두 소녀를 서둘러 불러 거실 바닥에 책을 놓고 하나 하나 짚어가며 신나게 책을 읽었다.

『집, 잘 가꾸는 법』은 그 동안 '집'을 소재로 한 책과는 다른, 우리의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공간인 '집'을 아늑한 공간이 되고, 소통하는 공간이 되도록 하기 위한 첫걸음부터 차근차글 일러주는 정말 유익한 책이다.

《자신만만 생활책》이라는 주제와 너무나 딱 들어맞는, 집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사하기 - 청소하기 - 집과 자연 - 이웃과 배려" 네 가지 챕터로 구성하여 집을 비우는 동시에 새로운 집에 살림살이를 채워넣는, 그리고 새로운 공간에서 가족 모두의 공간이 되도록 살피는 과정부터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낸다.

재작년 가을, 우리 가족은 13년 살았던 집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했다. 처음으로 '이사'라는 것을 경험한 두 소녀는, 부동산과 이삿짐 센터와의 계약부터 나눔할 물건, 버릴 물건, 가져갈 물건들을 스스로 챙기고 짐을 정리하면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신나했다. 집안에서 쏟아져나오는 숨겨졌던 물건들과 가구를 꺼낼 때마다 수북히 쌓인 먼지들을 보면서 입을 쩍 벌린다.

『집, 잘 가꾸는 법』의 시작이 이사. 이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사 당일날 지인들이 방문해서 준 커피와 김밥, 간식들을 떠올리고, 엄마의 이사를 제일 슬퍼했던 친구의 눈물도 이야기하면서 우린 잠깐 추억 여행을 즐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손이 닿지 않으면 금새 먼지가 쌓이고 얼룩이 지며,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곰팡이가 피어오르기도 한다. 그 모든 돌봄이 엄마의 몫이라고 여겼던 두 소녀가 겨울 방학 동안 스스로 청소 하고, 아침도 차려 먹고, 설거지도 하는 등 집을 돌보는 일을 분담하여 척척 해낸다.

『집, 잘 가꾸는 법』을 함께 보면서 먼지가 많이 생기는 원인과 효과적인 청소법을 유심히 보면서, 본인들의 청소법에 매우 만족스러움을 표현한다. 어설픈 그들의 손길이 웃음을 만들기도 하지만, 스스로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다

우리의 집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우리의 몸과 마음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가 동시에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 우리의 노력이 기울여져야만 된다는 것을, 우리의 부지런함과 게을음을 아주 선명하게 드러내어 보여주는, 아주 솔직한 공간이기도 하다. 집안일은 해도 티나지 않지만, 안 하면 금방 티난다는 말이 딱 그렇다.

『집, 잘 가꾸는 법』은 환경의 변화로 일어나는 황사와 미세먼지, 무더위와 강추위를 이겨내는,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생활팁을 가르쳐주고, 집 안 살림을 고치고 손볼 수 있는 공구와 사용법을 설명하고, 비상시을 대비해 준비해두어야 하는 비상약과 소화기에 대한 안내도 포함되어 있다.

글과 그림으로 빽빽하게 공간을 메우고 있는 다양한 생활팁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으며, 읽을 때마다 새롭게 발견되는 설명글이 흥미를 불러일으키는데 한 몫을 단단히 한다.

가족과 이웃,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은 서로에 대한 배려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층간소음' 또한 서로에 대한 소통 부재와 배려 부족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고 짐작한다. 내 집이니까, 라는 생각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것을 기억해 두면 좋을 것 같다.

나의 공간이자 우리의 공간인 집. 우리가 함께 힘을 모으고 관심을 기울이면 청결하고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전하는 『집, 잘 가꾸는 법』 집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책 읽는 가족 ♣

첫째 소녀 : 집의 겉부터 속까지 다 훑어주는, 진정한 집을 알리는 책이다. 샤워 후에 반드시 거울을 닦고 나오도록 노력할게.

둘째 소녀 : 침대 아래 먼지를 좀 더 자주 쓸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몸에서 나오는 먼지가 침대 밑에, 생각해내면 으악~! 그리고 태극기도 보관하고 있다는 것을 추가해주면 더 좋겠다.

엄마 : 엄마는 집안에 물건 쌓아두지 않기와 냉동실 비우기를 의도적으로 습관화해서 정리된 집으로 만들어가고 싶어.

아빠 : 이 책 너무 맘에 든다. 내가 산 공구들의 쓰임새를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해 준 책은 없었어. 앞으로 공구 구매에 놀란 눈으로 쳐다보지 않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