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은, 왜?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
<제주도 푸른밤>, 이 노래가 절로 나오는
4월입니다.
일 년 중 가장 예쁜 달 4,
제주의 4월은 더 아름답지요.
그래서 4월의 제주 하면 더 아프게
다가오는지도 모릅니다.
2년 전 그야말로 꽃청춘 아이들이
모든 걸 훌훌 털어 버리고
신나게 놀아볼 꿈에 부풀어 향하던 곳도
제주였지요.

그리고...... 제주엔,
4·3이 있습니다......

<제주4·3진상보고서>에 따르면 제주4·3 “194731일 경찰의 발포 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경찰·서청(서북청년단)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단선(단독 선거단정(단독 정부) 반대를 기치로 19484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봉기한 이래 1954921일 한라산 금족 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의 진압 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나옵니다.

좀, 어렵죠? 한마디로,
제주4·377개월 동안 제주 도민 수만 명이 학살당한 제노사이드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4·3은 지금껏 폭동, 반란, 항쟁 등 다른 이름으로 명명돼왔고, 현재는 그냥 4·3사건으로 통칭되고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제 제주4·3에 관한 책들을 살펴보고 어떻게 불러야 할지 생각해 볼까요?


 
"난리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었다. 길어야 열흘 정도겠지 하고 들어왔는데 벌써 두 달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숨어 있어야 하는지 몰라 한숨을 쉬는 어른들이 많았다." -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제주 4․3은 왜?』에서, ⓒ 조승연

1. 나무 도장

일단은 가벼운 마음으로 그림책으로 시작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그림책 꽃할머니의 작가 권윤덕이 이번엔 제주4·3에 관한 그림책을 펴냈습니다. 오랜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어야 할 그 시절에 제주에서는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이 책은 빌레못굴 학살현장에서 살아남은 한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제주4·3’을 돌아보고 그 상처를 어루만집니다.

나무 도장

저자 권윤덕

출판 평화를품은책

발매 2016.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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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주4·3을 묻는 너에게


제주에서 나고 자란 허영선 시인이 쓴 책으로 제주4·3의 전개 과정을 시인의 목소리로 풀어냈습니다. 제주4·3 사건이 우리나라의 역사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우리의 존재와 미래와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가슴에 파고드는 진실로 끝나지 않은 역사를 이야기합니다.

제주 4.3을 묻는 너에게

저자 허영선

출판 서해문집

발매 201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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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제주4·3은 왜?

제주4·3의 최대 피해자라 할 수 있는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들의 눈에 비친 당시 상황을 픽션으로 재구성하고, 뒤에 관련 정보를 논픽션으로 소개합니다. 우리나라의 해방과 맞물린 복잡한 국내외 정세와 시대마다 4·3이 어떻게 정의되었는지 살펴보고, 지금의 독자들과 기억을 공유하며 평화와 인권을 생각하게 합니다. 제주4·3 역사 현장에 관한 생생한 답사기도 실려 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제주 4.3은 왜?

저자 신여랑, 오경임, 현택훈

출판 사계절

발매 201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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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순이 삼촌

오랫동안 금기시했던 ‘4·3사건을 최초로 세상에 알린 표제작 순이 삼촌이 실려 있습니다. 학살 현장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났으나 환청과 신경쇠약에 시달리다가 결국은 자살하고 마는 순이 삼촌의 삶을 되짚어가는 과정을 통해 오랫동안 철저하게 은폐된 진실을 파헤친 문제작으로 한국 현대사와 문학사에서 길이 남을 작품으로 꼽힙니다.

순이 삼촌

저자 현기영

출판 창비

발매 201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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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스스로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하지 않으면 또다시 비극은 반복됩니다. 부끄러운 기억일지라도, 아무리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해도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작업은 필요합니다. 기억하려는 자들과 기억을 파괴하려는 자들의 싸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사회학자 김동춘 선생님의 말씀대로, 우리의 현재를 들여다보는 것의 시작은 기억의 공유입니다. 이제 아름다운 제주에 가면 우리의 슬픈 역사도 따뜻하게 가슴에 품어보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4·3은 앞으로도 계속 제주 4·3사건이라 불리는 것이 맞을까요? 



 
ⓒ 김흥구
4·3특별법은 분명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주민들의 희생에 초점을 맞추고, 그 진실을 밝힐 것을 천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까닭은 4·3의 ‘역사적 성격’ 규명을 미루고 있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5·16 군사 혁명’을 ‘5·16 군사 쿠데타’로, ‘5·18 광주 사태’를 ‘5·18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바로잡으며 각 사건의 ‘역사적 성격’을 분명히 한 사실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제주4.3은 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