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가족> 달팽이도 달린다 서평

우리집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시리즈가 있다.
바로, 사계절 중학년 문고!

초등학생아이들이 재미있어할 창작동화가 담겨있는 책 시리즈.
최근에 출간된 사계절 중학년문고 39번째이야기 <달팽이도 달린다>책은 총 5편의 단편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어느 편이 제일 재미있는지 묻는다면 한 편만을 선택하기 어려울 정도로 나와 아이들은 모두 편이 다 좋았다.

첫번째 이야기 #달팽이도달린다

"내 반려 ○○을 소개합니다!"

진형이는 개나 고양이를 그리고 싶었지만 진형이가 키우고 있는 반려 동물은 개도 고양이도 아닌 달팽이이다. 사실 3년전 체험학습에서 얻은 달팽이 알이었다.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자신의 달팽이를 귀엽다고 소개하긴 했지만 실은 달팽이가 징그러워서 손도 못대고 엄마가 대신 키워주고 있었다.

쉬는 시간에 한참동안 진형이의 그림을 보던 다민이는 진형이를 의심스럽게 생각하며 쏘아붙이는데...
"너 달팽이 안 키우지?"

도대체 다민이는 진형이에게 왜 이러는 걸까?
진형이는 솔직하게 달팽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아이들과 진형이가 본의아니게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그런 적이 있었는지 그리고 거짓말을 했을 때 마음이 어땠는지를 이야기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있자니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귀엽기도하고 어른인 나보다 훨씬 솔직하다는 생각을 했다.

두번째 이야기 #땡땡님을초대합니다

희석이가 만나고 싶은 작가는 바로 <괴물 잡는 아이>의 작가 땡땡이다. 희석이는 수업시간에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일이 거의 없고 친구들에게 말을 거는 일도 없는 아이이다. 그런 희석이는 땡땡 작가님을 만나고 싶다. 왜일까?

우리 집에도 괴물이 있어요. 작가와의 만남에 오시면 우리 집에 사는 괴물 이야기룰 자세히 해 드릴게요. 그럼 11권을 쓸 수 있을 거예요.

친구 주완이의 도움으로 땡땡 작가님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희석.

과연 희석이는 땡땡 작가님과 만날 수 있을까?
희석이네 집에는 어떤 괴물이 있는 걸까?

간절하게 이야기가 계속되길 바라는 희석이가 귀엽기도 하고 쨘하기도 했다. 희석이가 자라서 어른이되면 분명 작가님이 될 것 같다♡

세번째 이야기 #잠바를입고

어렸을 때부터 꿈이 연기자인 하리는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 달라고 하는 광고 촬영을 위해 낡고 오래된 잠바를 입고 연기를 해야하기에 제일 싼 잠바를 하나 사서 놀이터에서 일부러 옷을 낡게 하고 있었다. 그러던중 지난달 전학 온 친구 지현을 만나고 자신의 사정을 지현이에게 이야기했다.
지현이는 곧장 집으로 가서 누런 잠바 하나를 가져왔다. 그리고 지현이는 하리와 대사 연습을 한다.

할머니, 우리 이제 어떡해요?
_p.72

지현이가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는 하리는 지현이의 표정을 통해 감정이 느껴졌다. 하리는 감정을 잡을 필요도 없이 바로 대사를 외웠고 지현이는 하리의 연기에 기립 박수를 친다.

담담히 말하다가도 언뜻언뜻 보이는 지현이의 표정이 내 마음에 고스란히 들어왔다.
그냥 슬픈 표정은 아니었다.
뭔가 오묘한 표정이었다.
_p.76

지현이 친구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연기한 하리가 속이 꼭 체한 것처럼 답답한 마음에 공감이 갔다.ㅠㅠ
아이들은 하리와 지현이가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아서 마지막 부분이 마음에 쏙 든다고 한다.

네번째 이야기 #복어의집

동생과 함께 제주도 해수욕장에서 놀다가 복어를 발견한다. 단발머리 친구에게 복어를 잡는 법을 배우는 형.그러나 생각처럼 복어를 잡을 수는 없었다.
속상해하는 동생을 데리고 엄마한테 가던중, 복어를 바다에 풀어주기 위해 바다로 걸어가는 누나에게 복어 한마리를 받는다.

"내 복어야!"
_p.99

복어를 데려갈 수 없으니 죽기전에 풀어주라는 엄마.
시무룩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승재.
자신들이 풀어준 복어를 잡아서 간 까만모자 아이.

과연 복어의 운명은?

어린 승재의 모습에서 우리집 아이들의 꼬꼬마시절이 떠올랐다. 자신들만의 상상으로 하루종일 놀이를 했던 아이들♡ 이 이야기를 읽는 동안 나는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이들 모습이 눈에 보여 갑자기 지금 순간순간이 아쉽게만 느껴졌다.

마지막 다섯번째 이야기 #최고의좀비

지지난 주에 전학을 온 미주는 유진이 좀 부담스럽다. 선생님께서 유진이에게 미주의 적응을 도와주라고 하셨지만 유진의 도움은 too much~

유진은 단순히 전학생이기때문에 도와주는 게 아니다. 유진이는 도와줄때마다 미주 다리를 힐끔거린다.

미주의 동생 동주는 며칠 전부터 핼러윈 행사에 가게 해 달라고 엄마를 졸라서 결국 성공!
단, 누나와 함께 가기!

동주는 자신이 좋아하는 마녀로 분장한다. 마녀가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다.
동주는 마녀로 변장, 미주는 좀비로 변장!!

아이들이 미주 속도에 맞춰 뒤따르기 시작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미주는 코끝이 조금 찡해졌다. 미주는 괜히 손등으로 코를 한 번 비볐다.
_p.128

서로의 속도를 맞춰가며 다양한 캐릭터로 변장한 아이들의 행진이 멋져보였다.
종종 어린아이들의 행동들이 어른들의 마음을 울린다.

이야기가 벌써 끝난게 너무 아쉬웠던 책이다.
작가님의 경험에서 얻은 이야기들이 어딘지 모르게 낯설지가 않고 그동안 못봤던 시선으로 주변을 돌아보게 만든다. 그것이 이 책의 마법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집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